성형이든 뭐든 피부 째는 수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지만 간과하기 쉬운게 켈로이드 아닌가 싶어.
지독한 켈로이드인으로 살아오면서 관련 정보를 얻는게 너무 힘들었어서 몇년간 켈로이드 치료받으면서 경험한 부분 몇자 남길겡
(참고로 본인이 타고난 켈로이드성 피부가 맞는지(켈로이드는 유전임) 확인 먼저 하고 읽기를 부탁할게! 글이 너무 길고 또 일반 비후성반흔 흉이나 피어싱 살튀같은 흉터와 켈로이드는 아예 다른 성질인지라ㅜㅜ 이건 오로지 켈로이드에만 해당되는 사례임을 참고하길 바라!)
내가 처음 발견한 켈로이드 흉은 개어이없게도 고딩때 윗가슴 한가운데에 난 가드름에서 시작됐고... 가끔 랜덤으로 나는 몸드름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별 생각 없이 손으로 압출했다가 염증으로 번져서 그 부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켈로이드 흉이 생겼어.
근데 예사들도 알다 시피 피부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찐피부과보다는 미용시술 위주의 피부과가 더 흔하다 보니 켈로이드 흉을 잘 다루는 피부과 의사는 정말 찾기 힘들었고, 스테로이드 주사만 맞으면 가라앉겠지 싶어서 아무 피부과에서 맞은 스테로이드 주사로 인해 내 뭣같은 켈로이드 흉은 더 커지고 넓어졌어ㅠㅠ(심지어 주사 맞은 직후에는 별안간 음푹 들어가더니 초록색 멍도 들었다가 나중엔 보라색 핏줄까지 비치며 더 부풀었음 샹)
나름 치료해보려고 했던 시도에서 갑자기 켈로이드가 커지고 그 근처에 났던 다른 가드름에도 켈로이드가 생겨서 현타 씨게 맞고 몇년 동안 켈로이드 치료를 포기했어. 그러다가 엄마 손에 이끌려 피부과로 잘 알려진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게 됐고 그날 바로 같은 병원 성형외과도 가서 켈로이드 제거 수술에 대해 상담을 받았어. 교수님 말씀으로는 켈로이드는 쥰내 예민한 쉑이라 조금이라도 피부가 늘어나는 자극에도 사이즈가 커진댔고 특히나 윗가슴부위는 들숨, 날숨 같은 진짜 일상적인 무빙에도 피부가 미세하게 늘어나서 켈로이드에 영향을 준댔음... 거기다가 어릴 수록 세포분열이 잘되니 특히나 20대에는 사이즈 커지는 속도가 빠르다고...
그때 당시에 난 헬스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켈로이드 제거 수술을 하면 상체운동이나 어깨에 바벨 얹는 동작은 절대 못한대서 당장 수술은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일단 제거술은 미루고 스테로이드 용량 조절해가면서 주사 맞고 부피가 좀 가라앉으면 붉은기 제거를 위해 레이저 시술 받는 쪽으로 타협을 봤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게 ㄹㅇ잘한 선택이었어.
일단 켈로이드 제거술을 간단히 설명하면, 애벌레처럼 징그럽게 올라온 켈로이드 흉터를 잘라내고 피부를 해리포터 이마에 난 번개 흉터마냥 지그재그로 재단(?)한 뒤, 이걸 다시 봉합하는거라고 생각하면 돼. 근데 예사들도 알다시피 수술 부위에서 켈로이드가 생길지 안생길지는 걍 대자연에 맡겨야 되는 랜덤게임이라서 제거술을 받고도 그 부위에 또 켈로이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수술에 대한 회의감이 들게 됐어. 심지어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도 병행되는데 이게 단순히 엑스레이 찍을 때 나오는 방사선 수준이 아니라 암환자분들이 받는 방사선 치료랑 거의 같다고 들었어... 미용 목적 치료인지라 비보험으로 대학병원에서 째고 붙이는 수술 또 받고 거기에 방사선치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레이저 치료까지 추후에 또 한다는데 이럴바에 걍 처음부터 보수적으로 스테로이드랑 레이저치료 받는게 낫겠다 싶었어. 글고 켈로이드 제거 수술 후기 보면... 만족한다는 사람보단 이후에 치료 받는거에 더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더 많아서...
무튼 약 6개월간 주기적으로 상담 받으면서 용량 조절해가며 주사 맞고 부피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부터는 붉은기 없애는 레이저도 받았어. 꾸준히 치료 받은 결과, 예전엔 벌겋고 통통하게 애벌레처럼 올라와있던 켈로이드가 지금은 일반 피부색으로 돌아왔고 주변 피부랑 높이 차이도 전혀 없이 납작해졌어. 한번 흉이 생기며 늘어난 적 있던 피부인지라 다른 부위보다 좀 맨들맨들하긴 하지만 눈여겨 보면 모를 정도로 차이가 거의 안나!! 사실 개인사정으로 1년 반 동안 치료를 못받았더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붉은기랑 통통함이 돌아오긴 했는데 예전만큼은 아니었어서 이것도 주사 몇번에 레이저 맞으니까 다시 전처럼 돌아가더라구. 아직도 술먹거나 생리할 때 되면 조금 부풀어오르긴 하는데 술을 자주 먹지도 않기도 하고 어차피 주기적으로 상태 체크 받으면서 주사 맞고 있는 상황이라 크게 걱정은 안돼.
요즘 의사파업으로 대학 병원 분위기가... 전보다는 살벌하지만 그래도 켈로이드때문에 스트레스 심한데 갈만한 피부과 못찾는 예사들에겐 근처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진료라도 받아보길 추천할게! 확실히 미용시술 위주로 보시는 일반 피부과랑은 흉터를 대하는 태도부터 치료하는 실력도 다른거 같아.
무튼 포인트 받으려고 쓴 글인데 너무 주절거린거 같네ㅠㅠ 본문에서 언급 안된 궁금한 점은 답글로 남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