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수술 했어요....
어제 이시간엔 수술대에 누워있었는데 살아서 이렇게 후기를 남기네요,,,,,
우선 제가 원래 생각했던 코수술 날짜는 23일이었어요. 근데 부작용이 너무 무서워서 지금도 사는데 지장없는데 내가 비염이있는것도 아니고 코뼈가 부러진것도 아니고 그냥 살자 싶어서 수술을 안하겠다고 했다가 재택도 길어지고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마스크 쓰고 다닐것 같아 다시 마음이 바뀌어서 병원에 다시 연락을 했고 우유부단한 마음 더 흔들리기전에 그냥 날짜 픽스하고 예약금 넣어버렸어요...
- 수술 전-
저는 9시 45분까지 병원에 도착해서 잔금 결제하고 세수하고 사진찍고 실장님께 주의사항 듣고 원장님과 상담했어요 실장님은 그냥 가벼운 주의사항 얘기해주시는거라 별로 안떨렸는데 원장님은 저희의 알 권리를 위해,,, 좀 더 부정적인 주의사항 (마취하면 못깨어날 수 있다 염증이 날 수 있다 뭐 이런,,,)을 말해주셔서 또 긴장이 엄청 되었는데 저랑 엄마랑 아무 질문도 안하니까 진짜 질문 없어요 ? 실장님이 많을거라고 하던데,,, 하길래 제가 홈페이지에서 본 제가 갖고싶은 모양의 코로 수술하신 여자분 사진 캡처한 걸 보여드리며 잘 이야기 끝냈어요,,
그리고 다시 회복실에서 양말신고 엄마랑 이야기 하는데 엄마가 그래도 이얼굴로 다른 사람들한테 예쁨도 많이 받고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이렇게 말하는데 순간 엄마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또 고맙고 그래서 울뻔했어요.
그리고 나서 수술 간호사님이 입안을 소독하는거를 안내해 주셨는데 뭔가 엄청 불쾌한(?) 맛이더라구요,, 그래도 입안을 소독하는게 중요하니까 꼼꼼히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화장실을 다녀오라는데 아무것도 안나와서...? 그냥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어요.
-수술 준비
머리를 테이프로 칭칭 감고 콧속 털을 제모하고 링거를 맞고 항생제 테스트를 하고 그랬는데 엄마 마지막말도 생각나고 진짜 복잡 미묘해서 아 코수술괜히 하겠다고 한것 같아요 이랬더니 간호사님이 "어휴 지금 이거 따끔했다구요 ? 이게 제일 아픈거에요~ 수술 잘되면 그런 생각안하실거면서 ㅇㅇ님은 그냥 누워계시면 되구 나머지는 저희랑 원장님이 고생하는건데요 뭘" 이러셔서 약간 찐친 멘트 느낌,, 기분이 한결 가벼워 졌어요... 얼굴 귓속 귀 테이프위 그리고 코 소독을 최소 두번 이상하고 눈 따가울까봐 꼼꼼하게 닦아주시고,, 혈압재는거 오른쪽 팔에 끼워두고 팔과 다리를 다 묶었어요... 진짜 너무 무섭고 팔과 다리 막 떨리고 손과 발 차가워지는 거 느껴지고 저 완전 겁쟁이더라구요,, 그래도 가족들하고 친구들 생각하니까 떨림이 좀 멈춰서 다들 어쩔수 없이 수술이기때문에 긴장되는데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 생각하면 도움될거에요 튼 원장님 들어오시구 눈 떠보라 하시고 점 찍으시고 선 그으시고 디자인 하시고 수술이 시작된것 같았어요.
-수술중
초록 파랑 모자이크의 길고긴 원통을 레이싱카타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수술중이더라구여,,, 완전 말짱한 정신은 아니라 그런지 원장님이 간호사분들하고 이야기하시는게 웅얼웅얼 들렸어요. 기억이 나는건 아마 제가 마취약을 한번 더 맞은거 같다는거랑 귀연골 빼야겠네 이거랑 아니,,, 귀연골 빼는거,,,,, 저 진짜 몰랐는데 다시한번 자고 일어나니까 뺐었나봐요,,, 튼 원장님이 꼼꼼하게 사미리 줘봐요 4.5미리 이러면서 더 어울리는 코 모양 꼼꼼히 확인해주시는 것도 느껴지고... 생각보다 시간도 길게 느껴지고 코 안에 공기나 공간 같은거를 철저히 비워주시려고 삼분간 꼭 누르고 있게 하시고(저 말고 간호사님한테요,,,)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코 부분 꼬매고 컷 하는 소리도 들리고 원장님이 진짜 꼼꼼하신게 간호사님이 짜르는걸 도와주실때나 꿰매실 때 그럴때 여기는 짧게 잘라 여기는 넣어도 돼 안넣어도 돼 이렇게 한땀한땀 알려주시더라구요 간호사분이 실 자르는 거 한땀한땀도 오더를 내리시는거 보면서 물론 실리콘4.5미리 4미리 할때도 진짜 꼼꼼하고 섬세하신 분이구나 느꼈지만 진짜 그 한땀한땀에도 다 계획을 하고 하시는거 보고,,, 정신이 헤롱헤롱한데도 와 진짜 역시 대단하다,, 자신감은 이런데서 나오는 거겠지 저런 자신감 닮고 싶다 이런 생각 했었어요... 아 그리고 링겔 맞는 팔이 아파요 수술하는 동안.. 그게 안움직이고 가만히 있어서 그러는거래요 그러니까 틈틈히 수술에 지장가지 않는 정도로만,, 움직여보세요,, 전 무서워서 안움직였는데 지금도 뻐근하네요ㅠㅠ
-수술 마무리
원장님이 마지막으로 높이 확인하시면서 코 정리 해주시고 나가시고 간호사 분들이 다시한번 정리해주셨어요... 아 근데,,, 마취해도 머리테이프 뜯는거는 너무 아프더라구옄ㅋㅋㅋㅋ,, 머리털 다 뽑히는 줄,,, 안그래도 머리 얼마 없는데,, 이런 쓸데없는 생각하면서 간호사님이랑 이야기도 좀 하고 부축을 받으면서 다시 회복실로 들어왔어요. 회복실에서도 항생제랑 마취제 맞고 나름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챙있는 모자 새부리형 마스크 입술 보호제 빨대 물 핸드크림 다 너무너무 잘썼고 병원에서도 물이랑 게토레이 준비해주시긴해요..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코 열어 보니까 코 모양이 생각했던거랑 달라서 콧대 3.5미리 올리고 그 밑은 좀더 높이셨다고 하더라구요 비중격 연골은 충분했는데 콧날개 연골이 정말 없어서 귀연골 사용했다고 하셨어요. 아마 제가 4.5는 잘못 들은거였나봐요... 엄마랑 조잘조잘 이야기 하다가 아빠가 데릴러와서 나갔어요..
-집도착
와,,, 입이 입속이 이렇게까지 마를수 있는 곳이라는 걸 이제 알았어요,,,, 진짜 너무 마르고 저는 저녁을 5시쯤 감자탕을 먹었는뎈ㅋㅋㅋㅋㅋ(남들 죽먹는데..) 그리고 6시에 약을 먹었고 7시쯤 30분 산책하고 피가 하나도 안나와서,, 뭐야 피가 나오는게 맞긴해..? 이생각했는데,,, 12시쯤 약효 떨어지고 나서부터는 피도 흐르고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타이레놀 하나먹구 냉찜질 하면서 자다 깼다 자다 깼다 했어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토스트랑 토마토 이런거 좀 먹고 약먹고 축축한 삼각거즈와 함께 이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약먹는 텀을 한 다섯시간 정도로 조절해서 많이 안아프게 해보려구요,,, 너무 긴 후기였나요...?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약텀 조정 잘해보자
2) 입안이 마르는건 생각보다 괴롭다
3) 짠고 먹지말ㅈㅏ...
4) 립밤 이랑 입안 안마르는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