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ㄹㅁㅇ, ㅂ, ㅁ트 코재 상담받고 왔어요
얘기가 조금 길수있어요~
두시에 프리미어 상담예약을 하고 갔으나 엘베문이 열리자마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돛대기시장을 방불케 하는 어수선함이 첫인상이었어요 데스크앞에 엄청난 대기인원들 또한 긴 기다림에 상담예약을 취소하거나 지쳐보이더라구요 저 역시 2시 상담예약이었으나 씨티사진 찍고 실장님 상담만 하다 다음 일정을 취소할 수 없어 원장님만 한시간 넘게 기다리다 나왔어요
딱히 실장님 상담에서도 신뢰할 수 있을만한 상담 내용은 없었던거 같아요 절골에 자가늑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하나도 와닿지가 않고 실장님이 매우 친절하시고 미인이셨으나 화려하기만하고 천편일률적인 코모양을 제조하는데 일조하시고 본인 또한 그런것을 좋아하는듯한 취향의 코가 너무 눈에 띄어서...물론 실장님의 취향과 원장님의 실력은 별개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일단 저의 수술 히스토리는 한 십여년 전에 낮은코 융비술을 하여 종종 인물좋다는 소리를 들으며 그럭저럭 만족하며 잘 살아가고 있었죠 그러나 망할 욕심에 작년에 ㅂㅎ이라는 곳에서 코패키지무흉인중축소술이란 수술로 정말 인생에 더없을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중만 축소하길 바랬지만 그 곳의 원장님은 짧아진 인중에 맞춰 코와 그주변부의 모양도 어느정도 비율을 맞춰주어야한다며 코패키지를 같이 권하셨습니다 그 원장님 워낙 괴짜시라 자세한 수술방법은 본인만의 비법이라며 오픈을 안하시고 또 본인만의 확고한 미적 기준이 있으시기 때문에 본인의 미적기준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거나 질문을 하면 엄청 직설적으로 성괴 취급을 하세요 암튼 이러저러한 상황으로 제 코는 피노키오처럼 코끝만 높고 콧대는 넓고 퍼져보여 코 모양이 완전히 변해버렸죠 한동안 사람을 만날수도 없고 다들 제 얼굴만 처다보는것 같아서 무척 괴로웠습니다
어떻게든 이상황을 해결해보고싶어 콧날개 비주쪽에 흉살을 줄여보고자 부산에서 서울까지 흉살주사 한 대 맞겠다고 시간과 돈 투자했지만 결국 살이 얇아지고 패여보이는 이지경까지 왔고 진짜 그 병원의 원장님 정말 병원이든 가정사든 뭐든 인간적으로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쨌든 일은 벌어졌고 책임을 다시 그 원장에게 맡기는 섣부른 실수를 다시는 하고싶지 않아 저는 그냥 제 팔자니 제 어리석음을 탓하며
ㅂ의 ㅂㅎㅇ 원장님을 뵈러 씨티와 일반 사진을 찍고 실장님 상담을 거친 후 원장님을 기다렸습니다
상담 전 원장님 상담스타일이 원래 무뚝뚝하며 다소 젠틀하지 않을수도 있다고 일러주시더라구요
그동안 바보같은 욕심으로 숱하게 병원을 드나들었지만 원장님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긴장이 되고 위축이 들어요
아니나 다를까 원장님 들어오시자마자 뻔히 말없이 제 얼굴을 훑으시더니 제 눈을 바라보면서 수술하지 마세요라고 단언하시더라구요 그것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쾌한 기분을 뿜으며
이유인즉슨 제가 개선하고자 하는 부분들은 본인에게 크게 의미가 없는 부분들이었나봐요 니가 느끼는 그 문제점은 너아니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진짜 문제가 뭔지도 모르면서 그런거 교정할 요량으로 수술할거면 아예 그냥 님은 수술하지말것이며(남들보다 제가 제 얼굴을 제일 많이 보니 그부분도 중요하지 않나요ㅜ) 제 사진을 보시고 저의 코와 이마가 싫다고 하시더라구요 부끄럽지만 이마 또한 작년의 그작자의 작품입니다 이왕 쉬는 김에 얼굴의 비율을 전체적으로 맞춰보자하여 이마축소거상술을 하면서 그 전에 필러를 다 제거한 상태에서 본인의 기술은 매우 특별하여 지방이식을 그자리에 얕게하여도 거의 영구적으로 남아있다 호언을 하였으나 지금은 눈썹 위쪽의 지방은 거의 다 흡수되어 가운데만 볼록하니 누가봐도 이마에 뭐 넣은 여자가 되었네요 호언이 이렇게 허언이 되었고 왜 하필 그 당사자 나인가 생각할수록 제 무지함과 경솔함에 자책이 들어 괴롭기만하네요
여튼 왜 그런식으로 돌팔이같은 의사를 선택했으며 그것은 다 순전히 너의 잘못이고 그 의사는 자기 실력안에서 최선을 다했을것이다 매우 호되게 저를 질책하시더라구요 억울해서 눈물이 왈칵 올라오도록
어쨌든 제 불찰이었으니 조용히 잠자코 듣고있었죠 그다음부터 매우 상세하게 수술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면서 저보고 집중안하면 상담을 해줄수없다며 으름장을 놓으시기도 하시고 여튼 상담을 통해서 다시 한번 더 내가 나의 의지와 무지로 진짜 양심없는 돌팔이 의사를 선택한것이 확실해졌고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결론적으로 상담은 매우 당혹스럽고 따가웠지만 실제적으로는 가장 유익했습니다
마지막 ㅁㅌ는 ㅂ에서 혼나느라 상담시간에 쫓겨 부랴부랴 찾아갔지만 대단한 상담 내용은 그닥 없었어요 그래도 ㅂ에서 대략적인 수술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래서인지 너무 혼이 많이 나서인지 진이 빠져 상담을 길고 자세하게 받고 싶은 의욕도 없어졌더라구요 하지만 원장님 매우 다정하시고 젠틀하세요 상담내용도 진정성있고 유익해요 그리고 귀찮아하지 않고 성의있게 해주세요
적어도 제가 ㅂ에서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은 느끼지 않았고 고객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젠틀함과 나이스함은 만원입니다 세곳중 씨티 찍지않고 비교적 매우 간단한 상담을 하였으나 유일하게 상담비 만원 있습니다
남친 몰래 상담 한 번 해볼거라고 부산에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달려와 긴 하루를 보내고 내려가면서 생각해보면 그래도 가장 신뢰감이 드는곳은 ㅂ이었어요 원장님 본인의 술기에 대해 자부심도 대단하시고 하지만 상담시 원장님이 제 얼굴을 뻔히 훑어보시며 지었던 표정과 말들이 상기되면서 뒤늦게 너무 불쾌하기도하고 모욕감 마저 느껴지더라구요 결론적으로 제가 지향하는 바와 본인이 지향하는 바는 일치했거든요 매우 자연스럽고 모양이 너무 예쁠필요는 없지만 내얼굴에 맞는 비율을 가진 코를 얻는것이 저의 목표인데 원장님은 제 얼굴만 보시고 본인이 이런 얼굴을 하려고 이제껏 수술을 했다는것은 나의 미적감각이 특이하고 형편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어 너무 속상하고 억울했어요
그 누가 만족하는 결과를 가지고 재수술을 고민하고 감행할까요 저 역시 지금의 제 모습이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었고 내가 아무리 생각하던 그것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의사가 있을까라는 의심과 기대를 가지고 상담을 한것뿐인데
특히나 첫수술도 아니고 재수술인만큼 이미 자책과 상처로 힘든 고객을 저렇게까지 몰아세우면서 상담을 할 필요가 있을까
ㅂㅎㅇ원장님이 보이셨던 그 자부심과 당당함 단호함같은것들 제가 재수술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의 모습과 상당히 겹쳐보이더라구요 저도 그것때문에 그 작자를 선택했겠죠 그당시에는
고민됩니다 높은가격도 가격이고 성형을 극도로 혐오하는 보수적인 남친도 남친이지만
아무리 대단한 술기를 가진 실력있는 의사라지만 고객의 마음에 일도 공감할 마음이 없어보이는 단호하고 칼같기만 한 의사에게 다시 내 얼굴을 맡겨도 될까
그렇게 다시 또 마음의 상처를 굳이 입으면서까지 의사라는 사람들을 또 믿어봐야하는걸까 고민이 들고 그러면서도 내려오는 내내 거울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제 자신이 참 한심하여 마음이 착잡하네요 ㅜ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눈팅만 하다 제가 이렇게 장문의 글을 올리게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