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모 씨는 음식을 먹을 때 귀 앞쪽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턱 주위가 뻐근하며 하품할 때도 귀 앞에서 찌르르한 통증이 느껴진다. 가끔 목과 어깨도 아프다. 그는 입을 크게 벌릴 때나 하품을 할 때 턱에서 ‘딱 딱’ 소리가 난 지 10년쯤 됐다. 최근 턱관절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조사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 환자는 2000년 158명에서 2005년 984명으로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턱관절 장애는 스트레스와 나쁜 자세, 턱관절의 과다 사용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턱 부위에 힘이 들어가고 이를 악물게 된다. 이를 악무는 것이 습관이 되면 턱관절 주변의 근육이 긴장해 만성염증이 생기거나 턱관절 위치에 이상을 초래한다. 잠을 잘 때 이를 가는 것도 턱관절에 무리를 준다.
나쁜 자세도 턱관절 장애를 일으킨다. 컴퓨터 앞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 턱관절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손으로 턱을 괴거나 목을 빼고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턱관절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턱관절 장애는 여성과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팀이 턱관절 장애 환자 3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242명)이 남성(75명)에 비해 3.2배로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40세 이하가 233명으로 73.5%를 차지했으며 이 중에서 25세 이하가 120명으로 37.8%였다.
전문가들은 여성에게서 턱관절 장애가 많은 것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장애 증상에 대한 반응이 좀 더 빠르거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가 남성에 비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0, 20대 젊은 층에서 턱관절 장애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입시 및 취직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이거나 나이가 들면 통증에 대한 느낌이 둔해져서 같은 증상을 놓고도 병원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턱관절 장애의 주된 증상은 귀 앞의 턱 부분에서 소리가 나고 아프며 입을 벌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이와 귀가 아프고 목 어깨 부위까지 통증이 오기도 한다.
턱 부위의 근육이 긴장되면서 때로 어지럼증까지 수반한다.
갑자기 입을 벌리는 것을 피하고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턱관절 장애는 저절로 없어진다. 치과에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이 많이 좋아진다.
그러나 턱관절 질환이 오래돼서 턱관절 디스크 위치에 문제가 생기면 어긋난 위치를 바로잡아 줘야 한다.
교합안정장치를 사용하거나 심할 경우 신체의 다른 연골을 떼어 내서 턱관절 내 디스크를 만들어 주거나 디스크의 위치를 바로잡는 수술을 한다.
턱관절 장애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성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환자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턱관절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턱관절 장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턱을 괴고 앉지 말고, 허리를 가능한 한 곧게 세워 턱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한다. 30분 또는 1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 주면 좋다.
턱관절 환자는 껌 씹는 것을 피해야 한다. 턱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관절인데 껌을 계속 씹고 있으면 턱에 무리가 간다. 턱관절 환자의 경우에는 5분 씹고 뱉는 것이 좋다.
턱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오징어, 콩자반 등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피한다. 또 한쪽으로 음식을 씹거나 한쪽으로만 누워 자는 습관도 고치도록 한다.
음식이나 과일을 통째로 먹느라 입을 크게 벌리지 않도록 한다. 근력운동을 하면서 이를 악물지 않도록 한다.
턱에서 ‘딱 딱’ 소리가 난다고 이를 확인해 보려고 일부러 자주 소리를 내보거나 턱을 무리하게 옆으로 움직이면 안 된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힘들다면 교합안정장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흔히 마우스피스로 불리는 교합안정장치는 원래 운동선수들이 입에 물고 있는 장치인데, 치아 본을 떠서 이갈이 방지 등 치과용으로 쓰기도 한다.
(동아일보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