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눈처짐으로 눈매교정 알아보다가 부작용 무서워서 쌍수를 하게됐오.
근데 내가 원래 모태 쌍커풀이 있었어서 쌍수 자체에 관심이 별로 안갔어. 원래 있는걸 또 하니까 모양상 간절할 것도 없고.
글구 솔직히 쌍수가 다른 수술에 비해 무난하고 안전해보이잖아. 소세지라는거 빼면 별 부작용도 없고?
그래서 쌍수에 대해 겁이 안났어.
그보단 걍 손대는김에 겸사겸사 콧볼축소나 하자 하고 그쪽에 완전 꽂혔지.. 마침 콧축은 성예사에서도 뜨거운 감자처럼 자주 이야기 나오고 해서, 콧축에 대해서만 계속 알아보고 신경을 썼던것 같아.
막상 수술하니까 어땠냐면,
걱정하던 콧축은 겁나 잘됐어..물론 내안각은 전혀 교정이 안됐는데, 이상하게 교정 포기했던 용코가 개선된 느낌? (같은 선생님한테 수술 받은 환자들 봤는데 나만 이런거 같음 신기;;) 암튼 가격 대비 너무너무너무 만족했거든...
근데 뭐 잘되겠지~ 하고 별 관심 없던 쌍수가 망했어.
내 기준 소세지눈 이런것도 별 생각 없이 넘어갈것 같았는데, 소세지가 아니라 약간 생소한 부작용?
수술 과정에서 안와지방을 너무 많이 제거해서 통통하던 눈매가 쭈구리가 된거야...
다행히 병원에서 그냥 실수 거의 0.1초만에 시인하고
(난 진짜 준비한 멘트 1글자도 말 안했는데 의사가 먼저 보고 인정함)
이건 놔두면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눈쳐짐이 더 악화되어서 눈뜨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다시 지방이식수술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다행이었지. 병원에서 내가 말도 꺼내기 전에 바로 문제 인정해주고, 계속 방치할 경우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주고, 사후 대처까지 바로 제안해준건 고마워.
그게 아니라 다른 싸패 병원들처럼 환자 이상하게 몰고가면서 적반하장 안한거 자체로 마음이 많이 편하더라.
그치만 그건 그거고, 안와지방이식은 민감한 문제니까 다른 병원가서 내돈내산 해서 치료받을 생각이거든.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벌써 지출생각에 마음이 아프긴 해...
그래도 뭐라그러지. 생각보다 얼굴로 우울하고 그런건 별로 없다? 원래 수술 후에 얼굴 팅팅 부어있을때도 그렇게 데미지는 없었는데, 막상 수술 실패 겪었는데도 걍 임플란트 치료 앞둔 그런 기분만 들어.
물리적으로 쪼금 무섭고, 비용적으로 좀 아쉬운?
딱 그정도 느낌
그리고 내가 쌍수를 너무 만만하게 봤구나 싶어서 약간 반성하는 마음 정도?
그래서 진짜 이번 안와지방만 회복되면 다시는 성형을 안해도 될거 같단 생각이 들어. 물론 나는 체질상 눈이 계속 처질거라, 언젠가 쌍수나 눈교 정도는 한두번 더 받겠지만...그런 기능적인거 말곤 진짜 아무것도 안할래.
여기서부터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수술 실패로 상처를 많이 받지 않는 날 보면서
나는 그냥 내 외모도 꽤 사랑하는구나 하는걸 느꼈어ㅎㅎ
물론 외모로 손해와 이익이 생기는 세상이란건 알아.
근데 내가 좀 더 예뻐져서 누가 날 좀 더 좋아한다고 한들, 그렇게 받는 애정이 큰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네.
그런 생각이 든다. 성형은 사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할 근거를 좀 더 만들기 위한 수술 같다는 생각.
본인을 사랑할 근거 대부분을 아름다운 얼굴에서 찾는 사람들은 얼굴이 너무나도 중요하겠지. 그래서 붓기에도 실패에도 큰 상처를 느낄수 있단걸 이해해..
근데 솔직히 모든 성형이 다 성공할수 있진 않은거 같아.
나 또한 성형의 근본인 첫쌍수를 망했는걸...그래도 내가 이렇게 (돈문제 빼고) 상처를 안받는건, 내가 수술대에 누울 준비가 된 사람이었기 때문인거 같애.
당연히 예뻐지면 너무너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 자신을 좋아해줄수 있는?
그런 마음이 있어야 붓기도 웃으면서 구경하고, 부작용이 나도 나를 더 해치지 않으면서 다음으로 나갈수 있는거 같애.
그래서 말인데 성형을 하든 안하든, 자기 모습을 좀 더 좋아해주면 좋을거같애.. 솔직히 나도 무슨 외모부심 있는것처럼 말하지만 그냥 딱 평균적인 외모 보유자거든. ㅎㅎㅎ
여기 있는 사람 대부분 비슷할거 같아. 물론 자기만 아는 컴플렉스야 몇개 있겠지만, 다들 평범~이쁨 사이에 있는 사람들일거 같아. 그니까 지금도 충분히 자기가 괜찮다는거 알아줘.
성형수술 하지 말란 말이 아니라, 만약 부어도, 망해도, 죽을만큼 우울하지 않을때가 됐을때 수술대에 올라갔으면 해. 어차피 성형은 자기를 사랑하기 위해 하는 수술이잖아. 그 수술대에 자기를 더 혐오할 여지를 올려놓지 마!!
본인이 생각보다 더 소중하다는걸 항상 기억하길 바래.
이상 성형실패해도 거울은 잘보는 사람의 후기였어!!
(지갑 : 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