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썼던 꿀팁 공유 글 이후 딱 열흘째, 수술 날로부터는 13일차 되는 날이야.
고마웠던 예사들도 많고 댓글로 수술 후기 궁금했던 예사도 소수지만 있었고,
더욱 소수지만 내 공유글 믿고 병원 정보 물어봐서 병원 상담 다녀온 예사도 분명 있을거라 생각해서 2탄 올려
사실 더 일찍 글을 쓸까도 생각했는데 다음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글을 쓰지 않았어
객관적으로 쓸 자신이 없었고 감정 쓰레기통 마냥 하소연만 구구절절 늘어놓을것 같았거든
(나는 내가 받았던 것처럼 예사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만 해주고 싶었어)
1. 부목 뗄 때 떼는 과정에서 코가 살짝 눌려서 콧등에 멍이 들었어
- 속상했다는 이야기;
2. 수술 당일이 가장 부었을 정도로 붓기가 없었는데 부목 떼고나서 코 자체의 붓기 보고 놀랐음
- 매 1분 1초마다 믿을 수가 없을 정도. 하루종일 사진 찍어보고 영상 찍어보고
3. 자가늑 실밥 풀고나서야 처음으로 상처를 봤는데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했음
- 이후 집에서 혼자 조금씩 집안일 시작하면서 상처가 벌어지게 됨(이 일때문에 오늘 병원 방문)
- 오해는 없어야되는게 원래 병원에서 실밥풀자마자 스테리스트립을 붙여줬음
- 혼자 뜯어질때까지 그냥 두라고 했는데 덜렁거릴때쯤 내가 떼버림(집안일 할 때 너무 걸리적거려서)
4. 코의 붓기가 짝짝이로 빠지고
5. 자가늑 상처를 보고나서 이상하게 갑자기 자가늑이 더 아파짐
6. 코가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것 같다는 생각(이건 사실 지금도 그래!)
이런 별별 생각들이 다 들더라. 공감되는 예사들도 많지? 댓글을 많이 달진 않았지만
나도 성형수다방에서 여러 글 읽으면서 격공도 하고 위로도 많이 받았어.
나는 '걱정'이라는 것이 신체에 크고 작게 좋고 나쁘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쪽이기 때문에 이렇게 결심&실행했어.
1. 최소 2주까지는 붓기에 대해서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
- 부작용을 포함한 모든 크고 작은 문제들은 1차적인 붓기가 가라앉고 나서야만 의사도 판단이 가능할거라 생각했고
- 매일매일 코 들여다보면서 스트레스 받고 여기저기 물어보는게 결국 내 손해라고 생각했어
2. 자가늑 상처 벌어짐에 대해서 공부하고, 스테리스트립을 구매해서 붙여줬어
- 피부장력을 막아주는 밴드로, 당시 명절 휴일인데 마침 여는 약국이 있어서 샀어
- 살짝 아주 살짝 꼬집듯이 잡고 붙여줬는데 거의 '즉시' 효과가 나타났어
3.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몸 조심하기
- 가족이 집으로 들어오면서 나도 모르게 크게 웃고 떠들고 하면서 자가늑이 심해진 것도 같았어
- 거의 다 나아간다고 느낄수록 가장 위험할때다 싶어서 조심하기로 마음 먹었어
4. 꿍해있지 말고 병원에 연락하기.
나는 정말정말 소심 + 예민 + 마상 잘받고 + 혼자 있으면 세상 뚝딱이 + 낯가림 만렙이라서
나름 한다고 했는데도 이것저것 막 많이 물어보지도 못하고 간호사 분들 다 불편하고 막 그랬어
츤데레 같기도 했다가 불친절한것 같기도 했다가 막 괜히 나 혼자 삐지기도 하고 사소한거에 엄청 고맙기도하고
진짜 혼자 쌩쑈를 하고 그랬어 진짜로....그러다가 자가늑 상처 벌어진거 보고 이건 진짜 말해야겠다 싶어서
이것도 말 못하면 등신천치다해서 병원 카톡에다가 자가늑 상처 사진이랑 긴 글 남겼어
대충 내용은 나 지금 너무 걱정됨, 나만 이런거임? 나 너무 심각함, 상처 봐봐, 심각하지 않아? + 사진.
조금 기다리니까 원장님께 직접 보여드렸다면서 (목요일 휴무라) 금요일 오전에 와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약간 슬픔 + 서러움 + 삐짐(?) 뭐 이런 상태로 병원 찾아갔어.
데스크에서 이름 말하는데 경과 보러 오신거죠? 하더라고 그래서 우선 '네'라고 하고
속으로 어 팔로업 안하신건가 했어(이런거에 또 삐짐)... 사진 먼저 찍자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따라갔는데
얼굴이랑 자가늑 다 찍어보자면서 흉터 괜찮냐고 많이 아팠냐고 하시는거야 그래서 아 팔로업 하셨구나!하고 감동ㅋㅋ
본인도 자가늑이라면서 상처도 보여주시고(진짜 엄청 차갑게 예쁘신 분이라 깜짝 놀랐어) 너무 걱정말라고 하셨어
이분이 평소에 진짜 엄청 진지하게 상처에 물 안들어가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셨던 분이었는데
다 본인이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을 강조했던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또 삐진거 풀어진채로ㅋㅋㅋㅋㅋㅋㅋㅋ원장쌤 기다리고 있는데 대기가 너무 길어지는거야
그래서 또 삐질판에 갑자기 아까 그 차갑게 예쁘신 분 들어오시더니 대기 너무 길어진다고
어떻게 한번 또 붓기 레이저 해드리겠대ㅋㅋㅋㅋㅋ하지만 난 붓기는 사실 괜찮아서 안받겠다고 하고 그냥 기다렸어
그리고 드디어!! 원장쌤 오셨어 오시자마자 바로 상처부터 보고싶어하셨어 1년에 1명 나올까말까 한다면서ㅠㅠ..
그런데 반전은 내가 붙여준 스테리스트립이 너무 효과가 쩔어서 얘가 그사이에 너무 잘아문거야..
원장쌤이 사실 오늘 보고 해야겠다 싶으면 다시 꿰매주려고 했는데(국소마취, 안아픔, 차갑고 예쁜 분이 말씀해주심)
이정도면 이쪽은(상처 오른쪽) 잘 아물겠고 이쪽은(상처 왼쪽) 조금 흉이 지겠는데 그럼 다시 꼬매면 흉터가 덜하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흉터레이저도 해줄테니까 한달 뒤에 다시 꼭 오셔라 너무 신경쓰지 않게 해주겠다
-> 여기까지 듣고 이미 나는 바로 병원 나갈 채비 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듣고싶은말 다들었음ㅋㅋㅋㅋㅋ
더 감동인건 간호사분 불러서 스테리스트립 다시 붙여주시더니 스테리스트립 새거 통째로 선물이라면서 주셨어
너덜너덜해져도 꼭 떨어질때까지 그대로 붙여주라고 그래도 된다고 신신당부 해주셨어 내 마음도 딱 다시 붙은 기분이었음
너무 웃긴건 내가 막 감사하다고 머리 조아리고ㅋㅋㅋㅋㅋㅋㅋ급하게 나가려고하는데(너무 바빠보이셔서)
아니 오신김에 코는 보고가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스크 벗어보시라고ㅋㅋㅋ
코도 잘 이쁘게 됐다고 봐주고 나가셨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후..나 진짜 소심 끝판왕인듯.
아무튼 나 진짜 말 많지ㅠㅠ..자가늑 이야기가 몇 줄인지..코 얘기 하지도 않았는데..
코는 짧게 말할게!! 코는 전후 사진 비교하면 헐..할 정도로 많이 바뀌었어 내가 바꾸고 싶었던 부분은 싹 다 바꼈어.
그런데 딱 지금 코만 실제로 보면 '코 진짜 이쁘다..했나?..했겠지?..안했나? 안한데 코가 저렇다고?' 정도야.
그리고 코를 한 사람! 가까운 사람!이 봤을 때는 묘하게 세련된 느낌, 분위기가 살짝 바뀐 느낌?
약간 연예인들 엄청 야금야금 살짝하잖아 그런 느낌보다 조금 더 하긴 한데 그래도 엄청 자연스럽대.
나는 처음부터 코끝이 들려있거나 하진 않았고 부어있었던 그 모양 그대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 것처럼 되었고
코끝이 더 쳐지거나 하지도 않았어 그리고 나는 콧대는 안넣었어. 내가 원하는 코는 콧대가 낮고(원래 내 콧대)
코끝이 높아서 콧대와 코끝 간격?이 많이 벌어지길 바랬는데 자연스럽게 벌어져있는 느낌이고 약간 직선 같아!
솔직히 드라마틱하게 바뀌고 막 딴사람이 된건 아니야 그런데 이것보다 더 높거나 낮았으면 진짜 속상했을 것 같아
정말 딱 긴가민가하게 적당하게 해주신 것 같아서 이 모양 이 높이 그대로 가길 바라고 있어.
나는 원장쌤과 첫 상담했을때 이분께 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만 병원 내부 시설, 간호사, 직원분들 좀 더 보고 + 원장쌤께 다시한번 나를 인식, 내 걱정 어필하고 싶어서 재상담했어
정말 혼자 걱정 태산처럼 했어도 원장쌤에 대해서 걱정하고 흔들린 적은 없어
자가늑 그렇게 되었을 때에도 내가 무리했던걸 반성했어 난 그정도로 신뢰했어
그리고 오늘 원장쌤이 보여주신 성의와 친절에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걸 다시한번 알게되었어.
물론 모든 의사, 병원 관계자들은 손님과 고객에게, 환자에게 잘해야돼. 당연한거야.
하지만 당연한걸 당연하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그래도 다 잘되거든. 잘되더라고.
생각해보면 나도 당연한 일을 얼마나 당연스레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 아무튼!
한결같이 만날때마다 내 마음을 녹여주고 풀어주고 다독여주시고 좋은 수술 결과까지 주신 원장님께 감사해.
그래도! 한달까지는 다시 경과를 지켜봐야겠지? 아직은 기대하고있어.
정말 잘되서 막 근질근질해서 사진 보여주고 싶고 그랬음 좋겠다.
예사들도 (할거라면) 잘하기를, 귀한 대접 받고, 불편하지 않길. 편안함에 이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