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십년이나 되었네요. 외모 컴플렉스가 심했기에 원하던 시험 합격하자마자 병원부터 달려갔습니다.
콧대가 낮아 고민한 건 아니었고, 주먹코라고 해야 하나, 콧볼이랑 코끝이 펑퍼짐한 그런 코였어요. 친척 어른들이 농담으로 코밖에 안보인다고 놀리셨죠. 집안 내력이라 본인들도 다 그렇게 생겼으면서...
검색을 통해서 간 병원이 강남대로에 있는 원진 성형외과예요. 수술해 주신 선생님과 비용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벌써 십년이나 되어서 ^^;
콧볼 양 옆을 잘라서 좁혀 붙이고, 코끝도 좀 줄인다고 하더라고요. 뼈를 건드리는 게 아니라서 큰 부담은 없었어요. 코끝을 뾰족한거, 둥글고 자연스러운 거 선택하라 하셔서, 후자를 선택했죠. 뽀족한 게 더 예쁘긴 하겠지만 너무 티나는건 싫잖아요. 이건 지금도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던 신기한 전신마취 경험을 거쳐 수술은 무난하게 잘 진행되고, 회복도 빨랐던 것 같아요. 흉터는 코를 거의 막 옆으로 접어서 거울에 바짝 갖다 대고 봐야 희미하게나마 흉터인가 하지, 그렇지 않음 안보여요.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은 얼굴 바뀐거 알아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 중에 수술했구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원래 면전에선 그런 말 잘 안하니까 그런건지 모르지만 ^^;
어쨌거나 드라마틱한 효과는 아니었지만 큰 무리 없이 소소하게나마 예뻐져서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한 적 없고 만족해요. 근데 이제 십년쯤 되니까 코끝이 다시 뭉툭하게 돌아가는 느낌이네요. 사람 얼굴이 원래 생긴대로 돌아가게 되어 있나봐요. 그래서 관상이란 게 있을지도요. ^^
요즘 직장 그만두고 시간이 남아돌아서 또다시 예뻐지고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와서 가입하고 처음 쓰는 등업용 글입니다. 모두모두 예뻐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