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팔자 주름이 심한 편이어서
4년 전에 팔자 필러를 맞았었어
위치 잘 잡은 후 캐뉼러로 깊숙히 넣어서 걱정과 달리 아주 자연스러웠었고
양쪽 다 해서 총 3cc 시술하고 뭐 나름 만족하고 잘 지냈었음
그런데 맞고나서 6-8개월 뒤 쯤인가
어느 순간부터 웃을 때마다 입꼬리가 비대칭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거야
너무 서서히 진행되었기 때문에
나도 잘 눈치채지 못하다가 문득 내 사진들을 보고 깨달았음
최근 찍은 비디오를 보니 심지어 말을 할때조차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는게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거야
난 이 문제의 팔자 필러를 맞기 한참 전인 7년전에 입꼬리 수술을 받았었기 때문에
입꼬리수술이 시간이 지나자 점차 비대칭으로 풀렸다고 생각을 해서
입술 비대칭을 맞추는 입꼬리 재수술을 받을 생각만 했지
이게 팔자 필러 때문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한거야
그러다 우연히 강남누님 어플에서
초음파로 피부 속을 꼼꼼하게 진단해서 필러를 녹이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봤어
어차피 입꼬리 재수술을 하기 전에 입가 주변 필러를 다 녹이고 필러 잔여물이 모두 흡수 된 후 한 달 뒤 재수술을 하는게 가장 수술 경과가 좋다고 들었으니
이왕 녹이는거 확실하게 초음파로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펴보고 얼굴에 잔여 필러들을 모두 죠져야겠군 하는 생각으로 어제 그 이벤트를 진행하던 병원 가서 팔자 필러를 녹였는데
세상에나…
몇 년 동안 내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던 입꼬리 비대칭 증상이
녹이는 필러 3cc 짜리 한 방 맞고
단 한 시간만에 마법처럼 교정됨 ㄹㅇ
팔자필러는 맞지 말라는 사람 많은데 (유툽 영상도 많고)
이제 나도 그 중 한 사람임
정말 팔자 필러는 추천하고 싶지가 않아
입은 워낙 많이 움직이는 부위고
평생 무표정으로 웃지도 떠들지도 않고 살 거 아니면;
팔자에 맞는 필러는 필연적으로 퍼지거나 움직일 수밖에 없거든
특별한 움직임이 없이 가만히 내비두는 코 부위의 필러도 시간이 지나면 라면 면빨처럼 불어서 아바타나 사자 코가 되는데… 하물며 팔자 필러는 어떻겠어?
그리고 내가 왠만한 시술 다 받아봤는데 필러 녹이는 히알라제 주사만큼 아팠던 게 없는 거 같다ㅠ
마취크림 충분히 바르고 했는데도
점잖으신 의사선생님 면전에 육두문자가 터져 나오고ㅎ
슬프지도 않은데 눈물에서 눈물이 또르르르 계속 굴러나오는!
그 정도의 엄청난 통증임 (리쥬란 인젝터 말고 손주사 방식에서 맞을 때 오는 고통의 대략 10 배 이상의 고통이라고 보면 됨)
필러로 만든 인조적인 페이스라인은
아무리 히알루론산이라고 해도
반영구적도 아니고 비영구적도 아니고 영구적도 아니야 (시간이 지나도 다 흡수되지 않고 십 년 넘게 남아 있으면서 모양이나 위치가 변함)
절대 처음 맞았을 때 예뻤던 그 모습 그대로 안가니까
몇 년에 한번씩 다시 필러를 싹 다 녹이고 -> 한달 기다렸다 -> 다시 필러 맞고 이 루프를 무한 반복 할 거 아니면 추천해 주고 싶지 않다
이번에 코필러 입술필러 팔자필러 다 녹였더니 속이 후련하다
불과 며칠 전 내 얼굴은 딱 봐도 성형 괴물 같이 뭔가 필러로 뚠뚠한 얼굴이었는데
이제 예전의 내 자연스러운 얼굴로 돌아오니 가뿐하다
암튼 다들 히알루론산 필러 너무 쉽게 생각하는데
맞기 전에 다들 곰곰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