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약 1년에 걸쳐 전신지흡을 했습니다. (종아리 제외)
이제 지흡수술, 마침표를 찍으렵니다.. 팔 라인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인 결과에 이제 만족하니까요.
지흡에 관해 그야말로 '뭣도 모르던' 시절, 덜컥 세 부위나 시술을 받고..
흉터 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다른 곳에서 등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처음 시술받았던 부위들 라인 교정(재수술에 가까운..)을 포함해 마지막으로
엉덩이까지 손봤죠. 지흡을 하고도 컴플렉스였던 하체라인에 드디어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등 수술하면서 컴플렉스였던 심하게 볼록한 팔꿈치 부분을 일부 교정(재수술)받아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손 본 게 아니라 여전히 아쉽네요. 하지만 재수술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워
이제 그만하려 합니다. 힘들더라도 운동이나 요가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죠..
두 군데서 시술받으며, "비교체험 극과 극" 뭐 그런 것을 경험하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놀랍네요...두 병원 모두 유명한 곳이지만 스타일이 정말 다르더군요.
생각해보면 두 원장님의 스타일에서 오는 차이 같습니다.
시원시원, 터프한 스타일 vs 치밀하고 꼼꼼한 스타일
인간적인 매력으로만 본다면 물론 시원시원하고 쿨한 성격이 좋겠지만, 지흡시술에 있어선
후자 쪽이 훨씬 낫지 않나 싶습니다.
네 번에 걸친 시술을 경험하며 제가 느낀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진 모르겠지만
지흡은 '사람'이 하는 시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라식수술처럼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간단한 시술이 아니라는 거죠...시술하는 사람의 성격도 반영되는 것은 당연지사요,
그 때 그 때의 컨디션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시술이라는 겁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단, 의사의 성향이 어떻든 간에, 시술자는 경험이 많은 의사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하겠습니다.)
1) 시원시원하고 쿨한 스타일의 의사에게 수술을 받을 경우 :
장점은 인간적인 매력에 우선 믿음이 팍팍 갑니다. 그리고 시원시원하게, 망설임 없이 쿨하게
시술하시니 수술 시간이 짧습니다. 우선 간단한 시술을 받는 것 같은 느낌에 부담스럽지 않아 좋죠.
그러나 후유증이 만만치 않습니다. 시원시원하게 절개를 해주시니 흉터도 시원시원하게 남습니다.
큰 관을 사용한다는 얘기죠. 그러니 시술시간이 단축될 수밖에요. 그러나 큰 관을 사용하면
구석구석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이즈는 분명 감소하지만 매끈하지 못하고
라인이 예쁘게 안 나오더라구요. 셈세한 스타일이 아니시다 보니 (환자의)자세를 이리 저리 바꿔가며
제거하시진 않죠..(그러니 자연히 수술시간이 짧아지겠고) 가령 허벅지를 시술받았다면
사이즈 감소로 청바지는 자신있게 입고 다닐 수 있을진 모르지만 무릎위로 오는 치마는 못 입는다는 거죠.
무릎 위, 안쪽 등 부분부분 제거가 덜 된 부위 때문에 모양에 자신이 없으니..
지금도 제 팔은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팔꿈치가 위를 향하도록 하면 라인이 이상해집니다..ㅜㅜ
아, 그리고 큰 관을 이용할 경우 또 안 좋은 점 중 하나는..
절개를 크게 해야 하기 때문에 흉터를 고려해서인지 되도록 절개를 자제하시더군요.
따라서 절개부위 갯수는 적을지 모르겠지만 눈에 잘 뜨는 팔꿈치, 무릎 위 등을 절개하지 않다 보니
그런 부분에 관이 잘 닿지 않아 제거가 충분히 안됩니다. 그러니 대개는 사이즈 축소만으로
만족해야 하더군요. 모양은 어찌 나오건 간에..
그리고 터프하게 지방을 제거해주셔서인지는 몰라도 후유증이 심하더라구요.
수술부위에 시커먼 멍이 2주는 가야 없어지고, 부기가 엄청났죠. 허벅지 시술 후 부기와 멍이
발까지 내려와 일주일간 신발이 거의 안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통증도 심했습니다..
수술 직후 시술 부위는 거동이 불편할 정도. 스치기만 해도 아리구요...ㅠㅠ
그리고 딱딱하게 뭉친 조직들이 어쩔 땐 2달이 지나도 여전히 뭉쳐 있습니다.
경락을 해주거나 장기간 맛사지(엔더몰로지 같은)를 해줘야 겨우 풀리죠..
마음에 안 드는 부위에 대해 재수술을 요청하고 싶고, 물론 해달라면 해주시기야 하겠지만 망설여집니다.
이중으로 생길 흉터 때문에..그리고 수술 후 부기/멍/통증 등을 다시 겪을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죠.
2) 섬세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의사에게 수술을 받을 경우 :
사실 섬세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시술받은 분은 성격과 관계 없이 대화가 시원시원하게 이어졌지만요.
사실 성격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하면 그만이지...
그러나 실제로 상담을 해보면 의사들의 인간적인 매력은 수술 결정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게다가 결코 간단치 않은 이 수술을 받으며 사람들이 의사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에 의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 수술하는 데 굉장한 메리트로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은 건 한참 뒤였습니다.
섬세&꼼꼼한 성향의 의사들은 꺼진 불도 다시 확인하는 꼼꼼함 때문에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립니다.
한 부위가 끝났다고 해서 정말 끝이 아니라 다른 부위를 하고 나서 다시 한 번 들여다보시고
다듬고 또 다듬고...많이 움직이는 부위는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이리 비틀어 보고 저리 비틀어 보고 정말 조각이라도 하듯...이번에 시술받으며 지방흡입이
아닌 '체형성형'의 의미가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대신 시간이 어찌나 오래 걸리던지....일부 등 부위 및 옆구리 일부분 재수술,
허벅지 일부분 재수술(팬티라인 바로 아래 튀어나온 부분, 무릎 위 울퉁불퉁하고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 무릎안쪽 옆에서 뒷쪽으로 이어지는 곳 - 제거가 덜 된 부분, 그리고 엉덩이 전체와 다리로 이어지는
라인 정리....이렇게 하는 데 거의 반나절이 걸렸죠.
재수술이다 보니 난해하기도 했고 워낙 작은 관을 이용해서 시술하시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오래 걸렸습니다.
대신 구석구석 작은 관을 이용해 지방을 제거해주니 원하는대로 라인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절개 부위가
불과 0.2~0.5cm다 보니 아물고 나면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엷은 점처럼 자국이 남거나,
커터칼로 슬쩍 빈 것 같은 자국이 남기도 하더군요..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도 있구요.
가장 신기한 것은 멍과 부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딱딱하게 뭉치는 현상은 아예 없었구요.
전에는 부기가 너무 오래 가서 일상생활하는 데 지장이 너무 크다 보니 시술 한 번 하는 게 큰 일이었는데
이번엔 시술 부위만 살짝 붓고 멍도 거의 없고(무릎만 조금) 통증도 별로 없네요...
더구나 엉덩이 부위는 허벅지와 더불어 통증이 가장 심한 부위라는데...일주일이 지난 지금
약간 있었던 통증마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기쁜 것이, 지방이 제거된 라인이 바로 확인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부기가 완전히 가시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겠지만 이미 반쪽이 된 엉덩이 사이즈와
허벅지로 이어지는 미끈한 라인.. 전에 부기와 뭉침이 가시길 하염없이 기다리던 지루함을 생각하면....
요즘은 윤곽이 점점 선명해지는 라인 확인하느라 샤워 전 거울속 몸매 감상에 한참을 보내곤 한답니다.^^;;
전에는 시술 부위 뿐 아니라 온몸이 퉁퉁 부어서 시술 직후 몸무게가 갑자기 2-3키로나 많이 나갔었는데..
=> 그러나 주의하실 점은 통증과 멍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겁니다.
경험 없는 의사가 겁먹고 윗부분만 살살 제거했을 경우도 통증/멍/부기가 적을 수 있을테니..
제거가 깨끗이 되고도 통증/멍/부기가 없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위에서 비교한 것은 사실 극단적인 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개개인의 성향이 시술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하다 여겨지네요.
물론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가 각자의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 밖에도 시술에 임하는 의사들의 마음가짐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날 그날 컨디션도 다르겠구요...(그러나 컨디션이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수술비용도 당연히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의사라고 생각해보십시오..
비슷한 체격의 환자 둘이 같은 부위를 한 명은 400에, 한 명은 500에 시술했다고 가정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환자에게 더 열과 성을 다할까요? 의사도 사람입니다..
한 두 번 경험한 것도 아니고, 수많은 환자들을 시술해오며 의사들도 부위별로 생각하는 '적정선'이 있을 것입니다.
(그 적정선이라 함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 적정선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거야
상담 결과에 따라 달리 나올 것이고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만약 그 적정선에 많이 못 미치는
비용으로 시술을 할 경우....자신의 가족이 아닌 이상 '이렇게 힘든 걸 그렇게나 싸게 해주는데 이 정도면
만족하겠지...이게 어디야...' 하는 마음, 당연히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지흡이 후불제가 아니고서야....
저는 의사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선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시술한다면, 의사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선을 받은 환자들만큼 꼼꼼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시술할 분이시라면
상관 없지만, 만약 그 비용만큼의 시술을 해줄 거라면 아예 안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오히려 '얼마 이하로는 곤란합니다'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미완의 수술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사실...하고 나서 후회하면 늦습니다.
돈은 돈대로 들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과는 불만족스럽고...게다가 재수술비용은 원래 비용보다 훨씬 비싸니..
여하튼, 정말 시술을 싸게 해주는 곳이 있다면 일단 의심해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쉽게 말해 지흡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사람의 노동력을(감각과 노하우를 이용한) 요하는 만큼
분명히 지불한 만큼의 값어치를 한다고 봅니다.
돈만 많다면 웃돈을 얹어서라도 더 정성스럽게, 확실하게 제거해달라고 하고픈 마음...
해보신 분들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실력도 별로면서 많이 받는 곳은 주의해야겠죠..
(때문에 시술 경험이 많은 곳인지 충분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건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시술하시는 의사와의 교감..
저는 이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번 얘기했듯 지흡은 테크닉은 물론이요,
시술자의 정성이 얼마나 들어가느냐가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따라서 상담시, 그리고 디자인시 의사와 충분한 교감을 통해
스스로 신경쓰였던 부위가 어디인지, 수술시 어느 부위를 어떻게 신경써줬으면 좋을지,
수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등등 환자 본인의 생각과 의지?를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가령 제가 두 번째 병원에서 처음 등 시술을 받았을 때, 제 기억으론 상담에서부터 수술직후까지
시술해주신 의사와 교감은 커녕 대화 자체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컴플렉스 부위가 다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재수술을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두 번째 시술을 받았을 땐 신경쓰였던 부분을 조목조목 부위별로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드렸고, 원장님께서도 시술시 제가 언급했던 부분을 더욱 신경써주셨죠.
간단하게 적으려고 했는데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네요.
1년간 무려 네 번의 수술을 거치며 느낀 점들을 대강 적어봤는데, 수술을 앞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은 다소 겉도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부기/멍/수술방식 등등
세부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쪽지 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요즘은 3주 후 압박복을 벗으면 뭘 입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답니다.
물론 더 날씬한 모습으로 여름을 나기 위해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구요.
여러분들도 아무쪼록 만족스러운 결과로 스트레스 없는 여름 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