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날씬하고 예뻐지고 싶은 건 모든 여성들의 바람일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요즘 비만클리닉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요.
지방을 분해시킨다는 고가의 다이어트 주사 대부분이 무허가에 과학적 검증도 안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카메라출동 장미일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비만클리닉.
국소 지방분해에 효과가 있다는 일명 PPC주사를 시술하는 곳입니다.
● 인터뷰: 효과는 1회적으로 하셔도 효과를 보신 분들이 많아요.
3회 정도 하시다 보면 지방 흡입술하고 똑같아져요.
● 기자: 다른 다이어트 주사보다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고 권합니다.
● 인터뷰: 치료 방법이 다른 거예요.
즉 서울까지 가는데 비행기 타고 가면서 걸어가는 거랑 비교하는 거랑 똑같아요.
● 기자: 한 할우드 유명배우도 이 주사로 살을 뺐다고 선전합니다.
● 인터뷰: 니콜 키드먼이 작년 12월에 이 주사로 좀 많이 지방제거를 했어요.
● 기자: 한번 시술에 팔 한쪽이 25만원, 허벅지는 100만원.
한 번에 3만원 정도 하는 다른 주사보다 10배 이상 비쌉니다.
한번에 효과를 못 보면 여러 차례 맞아야 합니다.
PPC 주사를 시술하는 또 다른 병원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몇 번이나 맞아요?
많이.
내가 빼려고 하는 데 다.
● 기자: 복부 20여 곳에 주사를 놓습니다.
이 주사제는 10번 정도 시술할 수 있는 분량으로 원가는 12만원입니다.
그러나 한 번 맞는 데만 보통 20만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큰 이득이 남자 일부 클리닉에서는 PPC주사를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국내에서 관련 학회가 열릴 때마다 이 주사를 배우기 위해 수백명이 몰릴 정도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주사일까?
이 주사제는 취재 결과 국내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사실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현재는 의약품으로 나온 게 없어요.
런데 의약품으로는 제조가 안 돼 있지만 화장품으로 제조된 게 있기 때문에 그냥 갖다가 쓰는 그런 입장이 되는 거죠.
● 기자: 의약품을 수입하려면 사전에 효능과 부작용 등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 때문에 검증 없이 수입 통관이 쉬운 화장품으로 들여온 것입니다.
● 인터뷰: 아직 우리나라에서 허가받지 않았고 불법인 것도 압니다.
제대로만 쓰면 정말 괜찮은 약이다.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우리나라 인허가가...
● 기자: 미국 FDA에서도 국소지방분해주사로 승인받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효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립니다.
니콜 키드먼을 내세웠던 병원은 의혹기사를 기정사실화해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 다이어트 주사들도 효능을 신뢰할 만한 검증 절차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 인터뷰: 하나 확실한 것은 그분들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어떤 것도 과학적인 검증은 안 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물어보시면 돼요.
● 기자: 식약청은 뒤늦게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환자들의 제보가 있어야 단속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곤란하겠고요.
실태조사를 거친 후에 어떤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에는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할 것입니다.
● 기자: 편하고 쉽게 살을 빼려는 조급한 마음, 그 틈을 타고 검증 안 된 약품들이 값비싸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카메라출동입니다.
[사회] [카메라출동] 장미일 기자 200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