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화요일>
오전 10시, 원장님 방에 들어가서 파란 매직으로 가슴 중앙선 표시, 약쪽 가슴골 시작된 곳 표시, 윗가슴 꺼진 부분X표시, 보디 빌더처럼 팔에 힘줘보래서 했더니 "갑빠 죽이는군~"하시면서 근육 윗부분 또 낙서질...쩝.
마취 선생님이 여자분이라 분위기가 좀 따뜻한 가운데 "제 말 들리세요? 제 말..." 요기까지가 기억납니다.
유륜으로 하기로 철썩같이 약속해놓구선 겨절로 하셨더이다. 겉피부는 거칠기 짝이 없는 내가 유륜은 왜 또 그리 매끈했는지, 기절한 애한테 깨워서 물어볼수도 없고 해서 그냥 겨절, 근육밑으로 230-240cc 양쪽 조절해가며 넣으셨다 하더군요.
께어나보니 오후 2시, 회복실이었는데 그냥 계속 자버렸습니다. 그전날부터 한숨도 못자고 가서 많이 긴장하고 힘들었거든요.
입원실로 옮기라는데, 진짜 여기 선배님들 말씀대로 맘은 그게 아닌데 몸이 완전 마비더군요.
속도 모르는 친구들은 안부 전화랑 문자를 엄청나게 날리는데 받을수가 있어야죠, 원~
이날 퇴원해서 대구로 돌아갈 생각을 했던 제가 미쳤었구나 깨달음이 확 오더이다.
원장님이 (거 어지간하면 환자를 번쩍 들어 옮긴다던데) 저는 원장님 이하 간호사 두명이 부축해서 입원실로 겨우 옮겨진 뒤 계속 잤어요 Zzzzzz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이긴것도 창밖 도로에 사람들이 빵빵빵 빵빵~차 경적 울려서 알아챘을 정도였어요^^
<14일 수요일>
마취도 잘 깨어났지만 긴장도 풀리고 해서 이날도 하루종일 잤네요.
이날부터 저는 혼자 일어나고 눕고, 화장실 왔다갔다, 양치질하고 세수하고, 머리 모양 맘에 안들어 묶었다 풀었다 별짓이 다 가능했습니다. 겨절이라는데 약간 뻐근함만 있지 안아프던걸요?
오후 늦게 6시쯤 친구가 데리러 와서 잠깐 깨고는 차안에서도 계속 자고, 진통제 덕분에 아픈 줄도 모르고 계속 잤던 기억만 납니다.
긴장이 풀렸는지 갑자기 몸이 놀랬는지 지난주에 했던 생리가 또 나오는 건 이무슨 해괴한 현상일까요???
<15일 목요일>
세수를 너무 안해서 물 닿는 김에 머리까지 저혼자 감았습니다.
압박 붕대를 다시 감는다며 어제 감은 것 다 풀고 테이프 쭉쭉 붙여놓은 수술 후 가슴을 봤는데, 붓기 때문인지 완전 무슨 미사일 발사 직전이었어요ㅜ.ㅜ
이런 가슴이 살아 생전 처음이라 적응 완전 실패, 얼른 압박붕대를 감고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찾는 중, 갑자기 오른쪽 유두 끝이 아파오면서 까무러치며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은 겁니다. 원장님은 수술 들어가셨대고 2시간을 꼬박 기다린 결과, 원인은 압박 붕대의 뛰어난 성능 때문으로 밝혀져 제 눈에서 광선이 발사됐다는 거죠. 다시 느슨하게 감고 친구집으로 왔습니다. 병원에서 준 약은 단지 항생제라는데 밥 먹고 이것만 먹으면 잠이 쏟아져서 인사불성이었다는...
<16일 금요일>
남들 이틀 달고 산다는 무통제를 4일씩이나 달고 있었지만 양쪽 피통, 특히 오른쪽 피통에 피가 너무 많이 나오는 데다가 오른쪽 유두 끝은 정말 떨어져 나갈듯이 너무 아파 급기야 병원에 다시 입원까지 했습니다. 병원에서 쓴다는 강력 압박 브라를 입힌뒤 진통제를 주는데 먹을때는 거짓말처럼 안아프다가 새벽에 아파서 또 먹었더니 또 통증이 좀 사라지더군요.
<17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피통 제거했습니다. 그렇게 아프다고 겁을 주던데 전 아무 느낌도 없던대요, 쩝~
암튼 피통 뺀부분 재봉놀이하고 난뒤 짐 챙겨서 병원 식구들에게 빠이빠이하고 KTX로 대구에 쓩~ 도착했습니다.
집에 와 거울앞에서 압박 붕대를 풀어 보니까 완전 아찔 포르노 배우네요@.@:;';'
탱탱하니 터질 것 같아요, 제발 붓기 때문이길 바랍니다.
이 지경으로 나가다간 집에 있는 옷 다 버리게 생겼어요ㅠ.ㅠ
게다가 왜이리 근육 안쪽 살들이 떨리면서 아픕니까?
통증 땜에 숨이 턱턱 막혀요, 어제까지는 오른쪽만 아팠는데 이젠 왼쪽까지 서라운드로 아프니까 아주 돌겠습니다.
<18일 일요일>
어째, 저는 오늘이 제일 아픕니까?
기침도 못하고 하품도 못하겠고, 숨도 잘 못쉴 지경이 두어번 있었어요.
항생제랑 진통제도 어제까지는 듣더니 오늘은 오른쪽 겨드랑이 통증도 장난이 아니구요, 압박 붕대로 감은 곳은 말할 것도 없고 다리까지 알차게 탱탱 부어서 신발도 다 작아지고 걸을 때마다 너무너무 아프네요.
시간이 이리도 아프게 흐를수 있다니, 정말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저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맛사지 들어간다는데요, 실밥은 수요일에 풀구요.
담주 월요일부터는 맛사지의 고통에 대해 자세히 글 올릴께요 ㅠ.ㅠ
근데 전 구축약 언제 주나요? 왜 다들 암말이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