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알아보고 발품팔수록 우울하고 절망스러워ㅜ
진짜 우울해서 우울한 이유를 정리해봄
그냥 푸념하는 글이야..
내 코가 꽤 심하게 휨 + 메부리 + 코끝 쳐짐인데 이게 외적인 컴플렉스였지만 진짜 오래 고민하다가 맘먹고 결심한거거든
많이 바라지도 않고 그냥 외적으로 자연스럽게 개선만 되길 바랐어
근데 발품팔거나 정보 알아볼수록
1. 내 코의 절망적 상태를 알게됨
상담 다녀보니 생각보다 심하게 비중격이 휘었고 그러니 자연스럽게 코도 꽤 많이 휘었고 비염도 있고 안면비대칭도 있어서 쉽지가 않더라고.. 그래서 일단 휜 것 자체도 많이 개선이 안된대
50프로 개선되면 많이 개선되는 거라는 말 들었어. 100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7-80은 기대했는데
코끝피부도 얇대 연골 비칠 수도 있대
근데 그 사실을 상담 전에는 모르다가 알고나서 내 코를 자세히보니 비칠 것 같더라.. 지금도 매부리코 원인이 되는 뼈가시 있는 부분이 좀 하얀데 연골 넣으면 그런 식으로 비치는 것 같더라고
외적인 부분과 기능적 부분이 결합돼있어서 기능적인걸 고려하지 않고 수술하면 안될 것 같은데
많이 안바라고 기능적으로 더 나빠지지 않으면서 어느정도의 자연스러운 외형 개선을 목표로 하는데
이비인후과 vs 성형외과 전문의 전부 알아보고있지만 결국 내 니즈를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정답을 찾는건 어렵다는걸 느껴서 절망스러워..
2. 생각보다 많은 부작용과 재수술..
물론 부작용/불만족 있는 사람들이 주로 후기를 쓴다는걸 감안해도 간과하면 안될 점들이 너무 많아..
그리고 찾아볼수록 한 번의 잘못된 수술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
나는 지금보다 더 예뻐지고싶다는 마음으로 수술하려는게 아니라
코의 정면,측면 모습에서도 + 기능적으로도 내 코가 여기서 더 잃을게 없다는 마음으로 높은 기대치없이 시작한건데도 알아볼수록 너무 겁나고
직접 발품갈수록 내 코가 쉬운 코가 아니란걸 느껴서 혹시 여기서 더 잃을까봐 겁 잔뜩 먹었어 ㅋㅋ큐ㅠㅠ
잘된 사람도 물론 많겠지만, 그 누구도 자기가 이런 일 겪을지 몰랐을거잖아..
그리고 시간 지나면 재수술 필요한 사람들 많은거 보고 수술한다고 끝이 아닐 수 있겠다싶어서 그것도 겁나
발품 가면 이런 부정적 얘기는 아무도 안해주는데 말이지..
3. 그렇다고 이렇게 살자니 그것도 절망스럽고 희망이 꺾인 느낌임
말 그대로야. '그냥 이렇게 살아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 그것도 절망스러워..
그렇게 오래 고민했는데도 다시 이런 생각을 하게되다니ㅜ
원래처럼 '그냥 이렇게 살까?' 하고 살았으면 모르겠는데
큰맘먹고 수술할 다짐하고,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꺾인 느낌이잖아
그리고 흰 코 개선된 미래 상상하다가 많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마찬가지로 기대하던 점이 실현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좀 들었어
4. 상황을 이렇게 만든 내 과거가 원망스러움
내가 유년기에 코를 부딪혀서 다쳤는데 당시에는 외상만 꿰맸거든
스스로도 그때 코를 다친 것때문에 코가 휘었다고 짐작은 했는데 병원 다녀보니까 맞는 듯 하더라구
그 순간이 원망스러워..
그 전에는 멀쩡한 코였는데.. 누가 봐도 아버지랑 똑 닮은 쭉 뻗은 코였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내가 다친걸 누굴 원망할 수도 없고..
5.그냥저냥 수용하고 살던 내 외모의 부족한 점을 낱낱이 해부하게됨
나는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웬만하면 불만없이 살아서, 내 외모에 뛰어난거 하나 없지만 웬만하면 수용하고 살거든
그래서 내 코에 컴플렉스가 있고 내 코가 어떤지는 알아도, 계속 거울 들여다보면서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저렇고 이렇게 따지면서 집착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근데 병원가면 낱낱이 해부당하게 되잖아
예를 들어 원래는 내 코에 대해 '휘고 메부리가 있고 콧대가 높진 않고 좀 남성적 느낌이 난다' 정도로 스스로 생각했으면
발품 후에는 '코 시작점 자체가 휘고, 얼굴 축 자체가 휘고, 연골이 많이 휘고, 뼈가시 부분이 튀어나오고, 약간 화살코이고, 코가 길고, 비순각이 좁고....' 이런식으로 알게됨
세부적으로 부족한 점을 낱낱이 짚게됨.. 더불어서 굳이 개선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점을 먼저 이야기하기도 하니까 여러모로 한숨이 나옴..
6. 금방 결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수록 공부할게 많고 다닐 곳도 많음. 계획한 시기 내에 하기 어려울 것 같음
이번 겨울이 나에게 다신 오기 어려운 황금 타이밍이라서 얼른 열심히 알아보고 겨울에 해치워야지 하고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고려할게 너무 많아.
정보도 너무 많은데 홍보성이 너무 많아서 진짜 정보를 찾기도 어려워
그래서 매일 정보 찾고 리스트 짜보고 후기 보고 이러느라 계속 인터넷 들여다보고, 밤늦게 자고, 내가 피폐해지는 느낌이야..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걸리니까(그렇다고 제대로 안알아보고 수술하는건 더 안되니까...) 어쩌면 목표한 시기보다 늦게해야할 것 같은데
이것도 머리속 계획과 기대가 틀어진 느낌이라 우울
7. 이런 내 고민과 마음을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
내 주변에 성형한 사람 별로 없거든 그래서 성형 관련 정보 잘 아는 사람이 없어
그리고 내가 원래 밝고 긍정적인 편이라 외모적 컴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그것때문에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거든
그래서 보호자가 될 가족이든 친구든.. 나에게 이 수술이 얼마나 큰 기대와 절망을 주는지 몰라
더불어서 그들이 나만큼 수술에 대한 정보나 내 코의 문제를 알지 못하고, 코수술이 생각보다 고려할 점도 부작용도 많다는걸 잘 모르니까 위로나 응원의 이야기를 해줘도 전혀 와닿지가 않아...
너무 긴 글이 돼서 아무도 안읽을 것 같지만 혼자 마음 정리하는 느낌으로 써봤어..
쓰고보니 이게 뭐라고 내가 이렇게 속상해하나 싶으면서도 속상하고 우울하네
이번 겨울에는 드디어 컴플렉스를 고치겠구나하고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 더 속상한 것 같아
사실 난 첫수술인데도 이렇게 심란한데 재수술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더더 생각이 많고 힘들겠다 이런 생각도 들고..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