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이 없는거겠지.
적어도 대형공장에서 수술을 받은건 내 선택이니까 내가 평생 안고 갈 문제라고 생각해.
조금 더 예뻐질수 있다는 생각에
'공장이니 경험이 많을꺼고 수술은 경험빨이다.' 라고 [안일] 하게 생각했던 내가 미울정도는 아니고 참 아쉽다.
수술? 남들이 볼땐 잘 됐지.
1년도 전에 모기물린 자국이 거무스레하게 남아있고 30년전에 다친 자국이 선명한게 내 체질이니
안그래도 남들보다 훨씬 짧은 구레나룻에 떡하니 박힌 흉터는 의사가 어쩔수 없는거겠지
뭐 흉터쯤은 머리로 가리면 되니까... 근데 왜 머리를 귀 뒤로 넘기지를 못하니 ㅠ
옆광대를 너무 넣어서 관자놀이가 튀어나온 우스꽝스러운 얼굴도
3년이 훌쩍 지나고 4년을 앞두고 있는 현재시점에서야 신경 안쓰이게 됐어
아 그 말하니까 거울보게 됐어... 제길 다시 신경 쓰여서 관자놀이좀 주물러야 겠어
보톡스 맞으면 잠깐이지만 들어가긴 하더라.
근데 사각턱이 나오던데?
사람 몸이란게 참 신기해. 그치?
내가 돈주고 깎은건 광대뿐만이 아닌데... 하하;;...
그래 뭐 성형이란게 예쁘면 장땡이지 그 점에 있어선 불만은 없다.
아 관자놀이 저건 좀 빼고... 근데 익숙해져서 뭐... 해결법도 있긴하고... 보톡스....ㅠ
살처짐은... 내가 최근 좀 찌긴 했지. 그래봤자 2키로 정도지만...
게다가 세월도 3년 넘게 지났고
후... 걱정마 아직 맥주살때 민증검사 하더라.
근데 예전만큼 자주는 안해.
조명에따라 미세하게 보이는 팔자 라인때문인가...?
근데 그건 그려려니 해. 팔자 생길때 됐지 뭐. 나이가 나인데.
내가 말리고 싶은건 진짜 정말 필요하지 않은데 약간의 업그레이드? 를 위해서 하는 나같은 사람들이야.
난 수술전에도 얼굴만 보면 화가 풀린다는 말을 듣던 사람이었어.
어느 모임에 나가건 누구를 만나던 다른 스펙은 그렇다 쳐도 얼굴 하나만큼은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네가 만약 사각턱이 엄청나게 심하고 무표정일때도 광대가 초전도체 처럼 사방으로 떠오른다면 수술을 해도 괜찮아.
하지만 나처럼 삼성폰 기본 뷰티에서 얼굴을 2단계만 깎아도 만족한다면 하지 말란 소리야.
4단계부턴 애매한데 그건 너네 알아서 해라... 에휴...
돈? 700만원?
나같이 운 없어서 실수령 월 300도 못찍는 회사에 들어간 사람에게는 충분히 큰 돈이지만,
뭐 그래도 모으다 보면 모이더라 저 정도는.
근데 그 돈으로 좀 더 좋은 다른일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어.
왜냐면 난 안면윤곽 부작용을 겪고 있거든
수술을 받고 2년이 되기 직전에 난 안면윤곽에 사용했던 티타늄 플레이트를 모두 제거 했어
사실 몸 안에 뭐가 있어서 싫다. 치과검진에 보인다. 같은 고차원적인 생각에 제거수술을 한 건 아니야.
수술 직후부터 안면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겼거든.
정확히는 오른쪽 윗입술, 오른쪽 45도 광대를 바늘로 찔러도 따가운 느낌이 나지 않아.
난 치과 교정을 해본적이 없지만, 교정기를 낀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느낌이 아랫니(앞니 4개)에서 느껴져.
아래 입술은 가끔씩 간지러워 미칠것 같은데 긁어도 시원하지가 않아. 뭔가 먹먹하게 간지러운 느낌이거든.
그래서 티타늄 플레이트 제거....그러니까 흔히 핀제거 라고 불리는 수술을 받게 되었어
음... 그렇게 핀제거를 한지도 1년이 넘고 반년을 넘겨 3개월도 넘겼다.
그래 21개월째야
어떻게 됐냐고? 감각은 돌아왔냐고?
ㅋㅋㅋㅋㅋ 그랬으면 이 글을 썼을까?
감각이란게 내가 어릴때부터 평생을 느끼던 거라서 원래의 몇% 라고 말은 못하겠어,
하지만 핀 제거는 딱히 효과는 없었던것 같아.
그나마 턱끝을 부드럽게 마사지할때 손가락 끝으로 꾹 찌르는 듯한 우리~한 아픔은 없다는 정도?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도 가봤어
수술할때 신경을 너무 늘려서 그럴거래
이게 추측일수밖에 없는게
수술받고 2년이 지나고 핀제거를 하고 1년이 더 지나고 난 다음에도 감각이 영 이상해서
더 이상 못 참겠어서 간거라 3년이나 지난 시점에 진찰했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
아무튼 대학병원에선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대.
사실 수술하자마자 왔어도 방법이 없었을 거라고 하더라.
애초에 나보고 수술을 왜 했냐고 혼내더라구.
수술 흔적보니까 많이 개선된것도 아닌거 같다면서.
틈틈히 마사지 하면서 기다리면 좋아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대
흠... 이딴게 대학병원의 처방? 근데 사실이야. 약도 없대 ㅋㅋㅋ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말은
그냥 난 좀 말리고 싶어.
나같은 애들 말이야...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안면윤곽이란 큰 수술을 하는 애들.
너희들은 하지마.
돈 날리고. 감각 잃고.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 버리고. 뭐니 이게?
심지어 나 원래 알던 사람들은 뭐가 바뀐지 알지도 못하더라.
차라리 그 돈으로 가슴이든 엉덩이든 했으면 바뀌긴 엄청나게 바뀌었겠지.
중고차를 샀어도 한 단계는 더 올랐을꺼고.
부모님 댁에 얹혀서 살면 1년도 살아 그 돈이면.
차라리 명품을 사. 알고보면 그게 자존감 올리는 가성비템이야.
에휴 말이 길어졌다.
연말은 다가왔는데, 만나는 사람도 없으니 외로워서 인터넷 뒤적거리다가
한때 정보 알아보고 그러느라 들락날락했던 사이트에 들어와서 푸념글좀 썼어.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다들 내년엔 더 이뻐지고 잘생겨지자.
그리고 너네.
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