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매부리코 수술했어.
절골 안 하고, 무보형물로 매부리만 깎고 코끝 살짝 올렸음.
나처럼 수술 처음 해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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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수술방에 들어가기 전에 싹 세수하고, 입도 가글형 소독제로 소독하고
악세사리 다 빼고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수술방 들어감.
(어떤 병원은 가운 형식이라 민망하기도 한다던데 여긴 단추로 잠그는 잠옷이라 좋았음)
이때까지 내가 수술을..? 진짜..? 지금..? 지금 한다고요..? 이런 느낌.
나를 수술방까지 인도해주신 간호사쌤이 나를 냅다 대자형 수술대 위에 눕힘.
방 안에 2~3명 있었는데 내가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에
너무나도 프로페셔널하게 촥촥촥촥 본인이 할 일을 하심...
한 명은 수술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넣는다고 하셨고 (마취도 이분이 하심)
나머지 한 명은 내 사지를 수술대에 묶기 시작함.
그러더니? 갑자기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내 코를 거꾸로 보면서
음, 이렇게 하면 되겠군 하면서 싸인펜으로 쓱쓱 체크를 함.
여기까지 너무 스무스하게 진행되어서 ㅋㅋㅋㅋ 약간 남 일 보듯 구경하게 됨.
의사선생님이 잠깐 나갔다 들어오시는 사이에 마취해주시는 분이 나한테 속삭임.
'선생님 오시면 잠드실거예요...'
한 1분쯤 후에 의사선생님이 들어왔고 나는 속으로 '의사선생님이 오셨네..' 하자마자 의식을 잃음...
수술 후)
마취 선생님 말로는 내가 중간에 잠깐 깼다고 함. 전혀 기억은 안 나.
생각보다 정신은 말짱하고 내 입으로 말 할 수 있음..
비틀비틀거리긴 한데 내 발로 걸어서 회복실까지 들어감.
비몽사몽 앉아있는데 똑똑 노크하고 누가 들어와서 소변보라고 함.
수술 준비용 약물을 내보내야 한다고 그랬던 것 같아.
그래서 소변보고 회복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너무너무너무 추운 거여.
벨 누르고 춥다고 그랬더니 전기장판 빵빵하게 틀어주심.
한 30분 정도 멍때리고 있었더니 정신이 좀 차려지더라.
1일차라 그런가 아직 생각보다 아프지도 않고, 멍도 심하지 않음.
집에 가도 된다고 하길래 옷 주섬주섬 입고 집간다 하고 나옴.
지하철 탈 수 있을 거 같아서 타려고 갔다가
태풍 + 퇴근시간임을 깨닫고 바로 택시 잡아서 집 무사히 왔어.
생각날 때마다 냉찜질 해주고 아직까지는 잘 버티는 중.
코에 솜 박아놓은 게 너무너무 답답하고 입으로만 숨쉬니까 목이 넘 아퍼.
아직까진 부목도 붙어 있고 솜도 붙어 있어서 모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박 쫄보라 많이 아프지 않고 + 멍이 별로 없다는 것에 안도 중...
진짜 최소한의 수술만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함 아직까지는. 코 모양 보면 또 모르것지만...
한 일주일 후에 또 후기 쓰러 와볼게 매부리인들아 다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