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로데오 쪽에 있는 재수술로 알음알음 가시는 개인병원에서 했고요 첫수술입니다.
콧등 높이에 욕심이 없어서 건드리지 않았고요 코 끝에 귀연골 미간에 알로덤 넣었어요 ㅎㅎ
제 바탕코는 옆에서 보면 코 끝이 낮고 떨어진 느낌이고 앞에서 보면 미간 볼륨이 부족하고 코끝이 조금 퍼진 코였어요. 라인이 매끈한 편이었어서 사촌동생코 아가코 그런 모양새였고요.
수술 전에 참고하시라고 메모장에 기록한 걸 바탕으로 후기 써보려고요 병원에 경과보러 간 날들의 이야기예요
<수술>
-금식은 하지 않았어요 아침 수술인데 밥 조금 먹고 가도 된다고 해서 죽 먹고 갔어요
-수술비용은 당일날 수술 전에 예약금 제외하고 지불했어요
-수술하기 전 진료침대에 누워서 코 상태 체크를 합니다
-세수하고 가글하고 가운입고 수술대로 가니 얼굴 부터 쇄골깨까지 소독을 했어요
-누워있으면 몸에 이것저것 달아주시는데 기다리다 보면 잠에 들어요
-수면마취에서 깨어나니 코수술 마무리단계였어요 부분마취가 되어있어서 봉합중이었지만 아프지는 않았어요 소리가 꼭 asmr느낌... 중간에 제가 여러번 깨서 자꾸 재워달랬다는데 기억은 하나도 안 나네요 ㅎㅎ 평소에도 자면서 대꾸 잘 한다는데 수술방에서도 그랬나봐요
-수술 끝나고 간호사분들이 회복실에 데려다 주셨어요 좀 더 자야한다며 불 꺼주셔서 따뜻한 침대에서 링거 맞으며 좀 더 잤어요
-깨어나니 목이 너무 말랐어요 내 목의 수분이 전부 머리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에요 머리는 멍하고 입은 타고..다행히 물 한 병을 옆에 두셨어요.
-슬슬 정신 차려질 때쯤 보호자가 와서 나갈 채비를 하는데 간호사분이 쓰러지면 안된다며 탈의실에 보호자랑 같이 넣어주셨어요ㅎㅎ괜히 감동
-처방전이랑 주의사항 프린트해서 주셔서 약 타고 밥 먹으러 갔어요
-몸에 힘은 좀 없는데 아프지도 않아서 얼굴에 부목 덕지덕지 붙이고 보호자와 파스타 야무지게 먹었어요 코 밑 거즈에 피가 묻은 게 불쾌할까봐 구석에 가야했지만요
-힘차게 걸어서 집에 갔습니다 연골 뺀 쪽 귀를 완벽봉쇄해놓으셔서 소리가 잘 안들리는 바람에 길 건널 때 좀 무서웠네요 차 소리가 잘 안 들려서ㅠㅠ
<수술당일>
-목이 너무 말라요 자고 일어나면 혀가 사포 같아요 살면서 처음으로 1일 2리터 마시기를 성공했네요
-통증은 전혀 없다가 집에 들어오니 욱씬욱씬 했어요 참을만함
-코 안 솜에 호스를 끼워두셔서 코로 숨도 쉬고 냄새도 맡아서 식사나 걷기에 불편함은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입으로 종종 쉬게 돼요
-부분마취 때문에 앞니 두 개의 감각이 둔해요
-얼굴이 약간 부은 느낌이었어요 눈이 좀 덜 떠짐
-하루 세 번 식후에 약을 먹어요
-수면마취제를 여러 번 주사한 영향으로 잠이 잘 안 왔어요 새벽 5시 경이 따뜻한 죽 먹으니 그제서야 잠에 들었네요
-잘때는 입으로 숨을 쉬었는지 목이 타는 바람에 중간중간 깨서 물을 마셔야 했어요
<1일차>
-솜 호스 거즈 부목을 교체해주십니다 방문할 때마다 갈아주셨어요
-코 피부에 직접 닿아있는 테이프는 떼지 않아서 붙은 채로 모양을 봤어요
-매끈하고 예쁜데 넘 높고 들린 느낌이어서 걱정했는데 낮고 처진 바탕고를 가져서 나중에 코 끝이 내려갈 거 감안해서 그렇게 하셨다고 하시네요 3주차인 지금 그 말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안검하수 있어서 미간으로 눈 뜨는데 테이핑을 해놓으셔서 눈이 잘 안 떠졌어요ㅋㅋ
-진료대에서 원장님이 코 만져보시고 여기저기 봐주셔요 꼼꼼히 봐주시는 것 같아요
-얼굴 붓기는 전날보다 줄었어요
-팔 주사와 엉덩이 주사를 맞춰주시는데 팔주사 중 하나가 고역이었어요. 혈관이 약하고 잘 터지는 체질인데 하필 터치면 아픈 주사여서 간호사분도 저도 힘이 들었네요ㅠㅠ
-산책 많이 하지 말고 10분 내외로 하라고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이 날 포함 거의 매일 30분 이상은 걸었네요 다행히 이상은 x
<3일차>
-귀 붕대를 풀고 귀 모양 몰드를 제작해서 붙여주십니다 귓구멍에 닿는 부분은 뚫려있어서 드디어 소리가 들려요
-코가 더 붓고 더 들린 느낌이었어요 코가 최대로 못생겼던 날이라 심란했지만 붓기란 걸 되뇌이며 마음을 가라앉혔어요
-얼굴까지 퉁퉁 부어서 못생김 최대치
-코 밑 거즈를 떼어냈어요 피도 거의 안 나오고 숨 쉬기 좀 더 편했지만 콧물이 줄줄 나서...ㅎㅎ 번거로웠지만 휴지로 닦아냈어요
-팔에 한 번 엉덩이에 한 번 다시 주사를 맞았어요 혈관은 또다시 터지고 간호사님 복장도 터지고 으휴 ㅋㅋㅋ 약 복용을 잘 해왔어서 그냥 반만 맞았어요 주사 맞으면 항상 있는 일이라 저는 그냥 참으려 했는데 아플 것 같다고 중단해주셨습니다
<5일차>
-코가 얄쌍해지기 시작했어요 코 앞모습 모양의 변화에 비해 옆라인 변화는 크게 못 느꼈어요 그치만 옆라인은 초반에도 맘에 들었어서 긍정적으로 느껴졌네요
-개기름 폭발 클워랑 물에 적신 해면으로 닦아내도 금새 기름기가 생겨요 제 피부는 지성입니다
-수면이 많이 편해져요
<7일차>
-부목을 떼어내고 간단하게 봉합부위 거즈+코 전체 테이핑해놓으셨어요 두꺼운 부목을 떼고 나니 시야가 좀 트여요
-얼굴 붓기 때문에 이마까지 볼록해졌었는데 꽤 괜찮네요 필러 후 느낌 예상 가능
- 코 붓기는 꾸준히 빠집니다
<10일차>
-테이핑 및 실밥 제거를 했어요 귀랑 코 깊은 쪽은 원장님이 제거해주시고 비교적 겉부분은 간호사님이 해주셔요 따끔따끔했어요 코 부분이라 눈물이 찔끔 봉합을 워낙에 촘촘히 해놓으셔서 좀 더 아팠던 것 같아요
-피지 쌓인 것에 충격
-여전히 들리고 통통하지만 점점 빠지는 건 보였어요 코가 많이 높아져서 넘 신기했네요
지금은 15일차고요 콧등붓기는 거의 빠졌고 코끝만 땅땅하니 붓기가 있어요. 아직 얼굴 중앙이 전체적으로 부어있기는 하지만 사진 찍으면 또렸해보여서 좋네요. 부모님이 인조적인 얼굴 싫어하시는데 다행히 마음에 들어하시네요ㅠㅠ 친구들도 코 잘 됐다고 하고 저도 맘에 들어요. 붓기가 여기서 더 빠지면 어떨지 넘 기대되네요 ㅎㅎ 경과체크를 위해서 얼굴 사진을 한 번 더 찍었어요
현제 코 모양은 직반으로 빠져있고요 알로덤은 흡수되는 걸 감안해서 과교정을 해놨기 때문에 조금 튀어나온 느낌이에요. 그치만 너무 이상한 모양은 아니라 신경안쓰고 있어요 흡수 안돼도 걍 살만한 정도
피지는 세수 몇 번 하니 많이 줄었어요 스트라이덱스로도 살살 닦아주고 있고요
웃기는 친구 만나서 놀다가 입 찢어지게 웃었는데 그땐 좀 아팠어요 그래도 웃을 때 콧볼 잡고 웃으면 좀 낫더라고요
코 끝 감각이 5일차-7일차에 제일 둔했는데 약 2주차인 지금은 거의 다 돌아왔어요
여전히 세수는 좀 조심스러워요 양치는 이제 편하게 할 수 있고요 한 열흘차 까지는 윗앞니 닦기가 좀 어려웠어요
테이핑 및 실밥 제거 후 하루에 두세 번 코 안에 면봉으로 안연고 발라주고 있어요 항생제라고 써진 게 염증예방용 같네요
한 달 후에 다시 경과 보기로 예약하고 왔어요
진료 끝마칠 때마다 원장님이 궁금한 거 있는지 물어봐주셔서 질문할 때 눈치 안 보이고 좋았어요 간호사님들도 수술 전후로 잘 챙겨주셔서 쫄보인 저는 참 감사했네요
5일차 이후로 대충 기억나는 것만 써봤어요 그 때 이후로는 크게 불편함 없이 회복되고 붓기 빠져서 딱히 쓸 게 없어서 메모를 안했거든요 후기를 써본 적이 없어서 쓸 거 다 썼는지도 모르겠네요ㅎㅎ 궁금한 거 물어봐주세요
글이 길어졌네요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