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이맘때 그 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요
딱 일년 되는 것 같습니다
실리로 콧대를 세우고(의사 자체가 높은 콧대를 좋아하지 않더군요)
귀 연골을 이용해 코 끝을 하자고 하더군요 (의사가 코끝이 높은건 또 좋아하더군요)
이 수술이 재수술이었고 ,
그 전 수술은 청담 사거리에 있는 무슨 병원에서 지인이 자기 아는 사람이라고 연예인만 하는데라길래
교통사고로 코 모양이 좀 변했었거든요 근데 의사가 학벌도 좋고 나긋나긋하더라구요 믿음이 가서 했는데
일단 병원에 가면 실장 코를 봐야 합니다 실장 코가 그 병원 스타일인거같아요 그 실장년처럼 나와서 절망스러웠습니다. 왜 클레오파트라 코 콧구멍 다 보이는 높은 코
여튼, 그렇게 수술을 하고
그게 재수술이었던지라 그냥 저냥 마음 놓고 이젠 정말 수술 그만하고 싶은 심정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코를 다시 하고 싶은 욕심도 없었고 이만하면 되었다 싶었습니다(제 욕심만큼은 안나왔지만 욕심 채울 생각도 없었습니다)
2달 전에 일이 있어 상하이에 갔는데,
거기서 와인을 마실 일이 있었습니다. 꽤나 마셨고(원래 잘 마시는 타입이 아님),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코 끝에 약간의 수포 같기도 하고 뭔가 빨간 게 있었습니다.
저는 피부에 뭐 나는걸 가만 안 두는 편이라 여드름 올라오는건가 설마 내가 이런 맘으로 면봉으로 짜버렸는데
짜지지는 않고 피부가 벗겨지더군요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피부과에 가니 피부과 의사가 '피곤하면 종종 올라오는 헤르페스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며 아주 소량의 주사를 놔 주었고(코에), 그렇게 좀 긴 시간을 두고 가라 앉긴 하였으나 여전히 아주 작은 자국이 남아 신경쓰이긴 했습니다.(이제 진짜 그건지 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또 나름 잘 살다가 이달 초 외국 나갈 일이 또 생겨 공항에 앉아있는데
사람이 매일 자기얼굴 보니까 알잖아요 미세한 변화도
코 끝이 하얗게 동그라미가 보이는 겁니다
심장이 내려 앉는 기분, 기분 탓은 아닐까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매일 보는 내 얼굴이니까
그리고 남자친구가 지나가듯 던진 한 마디 '코에 뭐 주사맞았어? 코 끝이 요즘따라 유독 뾰족하다'
잠이 안 왔습니다. 사실 별거 아니면 하얗든 말든 재수술 하고 싶지 않았고 (그 기분 그 고통 다들 아실 거예요)재수술 병원에 갔습니다. 실장이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코 끝에 넣은 귀 연골을 다시 다듬어 넣자고 하더군요
저는 워낙 남보다 피부가 얇은 사람이라,
그러면 또 언젠간 이 날이 올거 아닙니까 그래서 걱정이 된다고 했습니다.
바로 수술을 잡았는데, 의사가 '안 그렇게 할게' 이 말 한마디, 그리고 그 위에 피부가 너무 얇아 인공 진피 넣었다더군요. 지금 하고 온건데요 미쳐버릴 지경이네요. 다신 수술 안 하고 싶은데.. 전 사실 자가진피도 못믿겠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처럼 수술 했던 사람들이 다 빼면 코 모양이 무너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거 아닙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