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술은 2010년에 받았어요. 원래 코도 높고 예쁜 코여서 수술했냐는 말 많이 들은 코였는데, 끝이 살짝 뭉툭하고 전체적인 느낌이 마음에 안 들어서 수술을 결심했습니다. 그 땐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무작정 수술을 받았네요; 수술해주시는 원장님도 굳이 안 해도 되는 코인데 할거냐고, 그래서 하겠다고 했죠.
여기서 제가 아무 사전지식 없이 덜컥 충동적으로 수술을 결심한 게 잘못이었어요. 저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니까 원장님 스타일대로 코를 만들어 놓으셨더라구요. 미간부터 전체적으로 높은 버선코, 정말 누가 봐도 수술한 티 나는 코였고 제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는 코였어요. 비주흉터도 심하게 남았구요. 거기다 얼굴 비대칭이 조금 있어서 실리콘이 오른쪽으로 휘기 시작하면서 이후 6개월째에 교정을 받았지만 다시 휘었고, 심리적 불안감이 너무 커서 결국 실리콘을 제거했어요. (개방형 수술 후 비개방으로 2번을 더 연거죠)
그 뒤로 더한 악몽이 시작되었어요. 코끝이 들려버린거에요. 원래 처진 코도, 들린 코도 아닌 딱 중간 코였는데 이후엔 누가봐도 확연히 돼지코가 되어버렸어요. 거기다가 콧구멍이 짝짝이(오른쪽으로만 흉터구축이 와서)까지 되어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원래 실리콘 제거하면서 밑에 연골도 재배치하고 다듬어줘야하는데, 원장님은 정말 실리콘만 딱 빼셨더라구요...
이후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 결국 남아있는 연골들도 다 제거해버리자고 마음 먹었고, 또 다시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비중격지지대와 코끝에 있는 귀연골을 최대한 제거하기로 했고, 수술이 끝난 후 집도의선생님께서 보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연골 빼니까 많이 내려왔네~"더군요. (사실 이때도 연골 제거 확실히 안되었어요. 이번에 재수술 상담다녀보니 다들 아직 연골 남아있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연골까지 제거하고 나니 전보다는 들린 느낌이 덜했지만 여전히 돼지코임에는 변함이 없었고, 콧구멍 짝짝이도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눈에 띌 정도여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국 이번에 재수술로 유명하신 원장님께 코끝만 교정받는 재수술했어요ㅠㅠ (비익연골 재배치하고 귀연골로 들린코 내리는 수술 받았습니다 늑연골은 제가 절대 싫다고 신신당부드렸어요...ㅠㅠ 비중격때도 힘들었던지라 늑연골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현재 수술 5일차인데, 오늘 원장님께서 보시더니 만족하시더라구요. 원하던 모양대로 나오겠다고. 100% 교정은 안되어도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게 제 눈에도 보여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ㅠㅠ!
결론은, 제거수술도 신중히 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염증도 전혀 없고, 단지 심리적인 문제로 원장님 붙들고 울고불고하면서 제거한거였거든요. (실리콘이 조금 휘긴 했지만 교정 후 제가 더 조급해졌던 것도 사실이니까요;) 사실 그 때 차라리 제거가 아니라 재수술을 택했다면(물론 병원은 옮겼겠지요..) 코도 덜 혹사시키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큰 수술이건 작은 수술이건 어쨌거나 코를 5번을 열었으니, 이젠 정말 다신 코에 손 안대려구요ㅠㅠ 성예사 분들도 모쪼록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 병원정보는 죄송하지만 못드릴 것 같아요. 특히 첫 수술병원은, 비록 좋은 결과는 못 얻었지만 어쨌거나 교정도 해주셨고 제거도 해주셨으니까요. 제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수술받아버린 게 잘못이었죠 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