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두시에 수술이었는데 앞타임 수술이 늦게 끝나서 3시쯤에 시작했어요.
들어가서 침대에 누우니 딱 치과 가서 누워있는 설렘(?)이 느껴지더라구요.
물론 예전부터 코수술을 해야지, 해야지 했었지만 정말 얼떨결에 날짜 잡고 병원을 정한거라 전날에도 실감이 안났어요, 그날 병원 도착해서도 기다리는 동안 막 콧노래 부르면서 병원 돌아다니구 했는데 막상 수술대 위에
누으니 완전 긴장..ㅠ
간호사가 왼쪽팔에 주사를 두 번이나 놓더니 혈관이 얇다고..-_-막 안 들어간다고..
결국 오른팔에다가 세 번째 주사를 맞고 나서야 간호사 왈, “앞으로 주사 맞을땐 오른팔에 해달라고 하세요, 왼팔은 혈관이 안 잡히네요”
아..완전 처음부터 기분 안 좋고 실험용 쥐 된 느낌 이었어요.
의사선생님 들어오셔서 얼굴 소독하고 코 소독하는데 완전 헐..면봉같은걸로 코를 인정사정없이 후비시는데 콧속할 때 신음소리가 절로..엉엉. 참으로 오래도록...내 느낌만 그랬나 모르지만..그러고 나서 갑자기 불빛이 커다래지고 희미해지더니 4차원세계에 들어갔어요. 원색의 세계에서 빛의속도로 날아다녔죠..+_+
계속 수면마취로 잠들어있길 원했지만 잠자다가 무심코 얼굴 움직이면 안되기 때문에 정작 수술때는 깨있게 하더군요. 수면마취는 코에다 마취하는게 아프니까 그것땜에 하는거래요.
결국 수술내내 완전 깨있는 상태..-_- 아..수술내내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코로 숨은 안쉬어져서 입으로 계속 숨은 쉬는데 불편한건 둘째치고..그 소리와 느낌이란..
의사선생님 말씀, “걸어주세요”, “들어주세요” 엉엉.. y.y
갈고리 같은걸로 콧구멍을 들어올리는 느낌 계속 나고..타는 냄새도 나는것 같고..긁어내는 느낌도 나고..티비나 노래소리 다 들립니다. 그 순간에도 <푸르지*~>익숙한 씨엡과 함께 노래 막 따라불렀어요, 속으로..
아 다신 경험하기 싫은 새로운 세계였어요. 특히나 실로 봉합하는 거 실이 살을 관통하는 느낌 다 납니다. 저는 사람들이 눈 감았다 뜨니 수술이 다 끝나 있었다, 하나도 안아팠다 이러길래 정말인 줄 알았는데, 웬걸..수술 내내
쪼꼼씩 아프던데..느낌 더럽고..물론 참을만은 했습니다만..다시 하라고 하면 글쎄요..-_-
무식한게 용감하다고, 몰랐으니 했지 이런줄 알았으면 심히 고민했을 겁니다..
중간에 실리콘 조각하신다고 5분만 쉬자고 하시고..
실 봉합할 때 아프니까 다시 한 번 수면마취 하는 것 같더라구요.
두 번째 4차원의 세계에서는 계속 내려갔습니다..-_-청룡열차 탔는데 계속 내려가기만 하는 느낌..
정말 수술내내 어찌나 지루하던지..언제 끝나나, 언제끝나나..하면서 수술 받고..
수술 다 끝나고 나서 얼굴에 고정해 놓았던 얼굴 띠 같은거 있잖아요. 그거 떼는데 완전 머리 다 뜯기는줄..-_- 끝난뒤에도 수술대에서 잠시 쉬게 하고나서 회복실로 옮겨주더라구요. 수술끝나고 집에 오는데 차가 막히는 시간이라 택시는 못타고 버스 탔는데 와...
절대 버스타지 마세요, 수술하고 나서..토나와서 중간에 막 내려버렸어요. 정신없이.
내렸는데 완전 어질어질 그 자리에서 쓰러짐..Y.Y
결국 택시타고 집에왔습니다. 흑..
코에다 솜을 막아놔서 코로 숨을 못쉬고 입으로 숨을 쉬니까 입안이 완전 바짝 말라요.
후기 읽을 땐 그냥 지나쳤는데 완전공감..진짜 괴로워요. 혀가 말라서 쓴맛 나고..Y.Y
그동안 성형해서 예뻐진 연예인들 보면서 시기어린 비난질을 했었지만 수술을 하고 보니 그녀들은 정말 위대합니다...존경할거에요, 앞으로..y.y
성형한 거 비난할 자격 그 누구한테도 없다는걸 깨달았답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예뻐진 그녀들..감히 그 누가 성형미인이라 비웃을 것인가!!-ㅁ-!!!탕탕!!
턱깎은 분들은 여신 취급 하겠어요..후후..
자고 일어나서 바로 후기 쓰네요. 다른분들 후기 읽고 도움이 많이 됐는데 제 후기를 읽는 또 다른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래요.
다시하라 하면 못할 거 같다 했지만 또 하루 지나니까 아무렇지도 않아요.
전 오히려 수술때가 아프고 수술끝나니까 욱신거리는것도 없고 전혀 아프지 않네요.
할만 합디다.-_-(건방져진..ㅋ) 정말 갈망한다면요.
하지만 남들 다하는데 나도 함 해볼까? 이런 생각이라면 절대 하지 마세요.
전 그렇게 갈망했는데도 하고나서 우울하더라구요. 겨우 하루 지났지만..ㅋ
제 동생이 눈에 멍든거 보고 그러네요. “헐, 언니 너무 힘들어서 다크서클 생긴줄 알았어.”
-_-이 짙푸른 파란멍이 다크서클로 보이더냐...
이뻐지겠죠? 원판불변의 법칙이라 초미녀가 될 순 없어도 지금보다 한결 나은 모습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아, 소독하러 오라 그랬는데 좀 멀어서 가기가 싫네요.-_-
다들 이뻐지세욥!!! hoho~!!